재산의 절반 이상(5조원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기부 선언을 공식화했다. 16일 세계적인 자발적 기부운동
‘더 기빙 플레지’의 220번째 기부자로 아내 형미선씨와 함께 이름을 올리면서다. 한국인이 더 기빙 플레지의 기부자로 등록된 것은 지난달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에 이어 두 번째다.
김 의장은 서약서를 통해 “저와 제 아내는 오늘 이 서약을 통해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려고 한다”며 “자녀들과 오랜 시간 동안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 나눴던 여러 주제들 가운데 사회문제 해결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부터 기부금을 쓸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 쪽이 밝힌 기부금 사용처는 크게 4가지다.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100명의 혁신가를 발굴해 지원하고 △미래 교육시스템에 대한 적절한 대안을 찾으며 △빈부격차로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 세우고자 노력하고 △아프고 힘든 이들을 돕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방식은 사회적 기업이나 재단 설립을 통해서 하는 방법을 고려 중이다. 좀 더 세부적인 기부 사용처와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서약서 맨 첫줄에는 김 의장보다 아내 형씨의 이름이 더 먼저 나온다. 카카오 쪽은 “김 의장이 그 동안 가족들이 감내한 희생과 재산 기부에 동의해준 것에 대한 감사함을 표시하고 가족들을 존중하는 취지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달 8일 카카오 전 직원에게 보낸 카카오톡 신년 메시지를 통해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달 25일 열린 전사 간담회에서는 “디지털 교육 격차 등으로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과 AI인재에 관심이 많다”며 “기부금을 묵혀두지 않고 필요한 곳에 바로 써 나가고 싶으며,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사회 문제들을 풀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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