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한 해 전보다 감소했다. 광고와 신사업 매출이 골고루 늘었으나 직원들에게 지급한 주식보상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네이버는 ‘글로벌 시장으로 신사업 확대’를 화두로 꼽으며 수익성보단 성장성에 더 무게를 두는 전략을 펼 뜻을 내비쳤다.
29일 네이버가 공시한 올 1분기(1~3월) 잠정실적을 보면, 매출은 1조499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9.8% 늘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 줄어든 2888억원이다.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 4개 신사업 부문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46.3%나 증가했다. 매출 성장에도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주식보상 비용과 커머스 거래액 성장에 따른 페이 적립금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영업비용(1조2102억원)이 40.3%나 늘어나서다. 커머스와 핀테크 부문의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1분기 커머스 매출은 32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3%, 핀테크는 2095억원으로 52.2% 늘었다.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이 증가하고 네이버페이 외부 제휴처가 확대된 영향이다. 한성숙 대표이사는 “한 분야 한 분야가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글로벌 스마트스토어에서도 잘 쓸 수 있도록 마케팅 솔루션을 전방위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다. 엑스퍼트 상담과 클라우드까지 모든 온라인 사업 과정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1308억원 매출을 올린 콘텐츠 부문은 웹툰 이용자 충성도 확대로 유료결제 비율이 높아졌다고 네이버 쪽은 말한다. 올해 초 발표한 북미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의 인수 절차가 내달 중 마무리되면, 두 회사 간의 트래픽 교류를 본격화하고 네이버웹툰의 수익모델을 왓패드에도 적용하는 등 글로벌 지식재산권(IP) 창작 생태계 조성에 집중한다고도 회사 쪽은 강조했다.
영업이익 감소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 주식보상비용은 총 709억원이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19년과 2020년에 (임직원에게) 부여한 스톡옵션 평가액이 주가 상승으로 불어났다. 올해 2월에 부여한 스톡옵션 비용은 50~60억 정도다. 7월에 부여 예정인 전 직원 스톡그랜트 비용은 현재 시점에서 160억 정도”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앞으로의 사업 키워드로 ‘글로벌’과 ‘신사업’을 꼽았다. 한 대표이사는 “올해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을 가속하며 기업가치를 한 차원 높이는 중요한 변곡점”이라고 말했다.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도 “회사의 장기적 핵심성과지표(KPI) 관점에서 보면 광고 등 서치플랫폼보단 신사업에서의 성장 기회가 훨씬 크다. 신사업의 매출 성장이 단기적인 이익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년 내에 해외매출 비중을 35%까지 끌어올리려고 한다. (현재 해외 매출 발생은) 웹툰에 국한돼 있지만 서치플랫폼이나 커머스에서도 해외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네이버는 지난해 일본에 거점을 두고 있는 라인과 분리되면서 현재 해외 매출 비중은 미미하다.
최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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