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기 용인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첫 단체협약 체결식. 사진 왼쪽부터 최완우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인사팀장(부사장), 김성훈 삼성전자노조 위원장,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 진윤석 한국노총 전국삼성전자노조 위원장,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 이재신 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 위원장, 김항열 삼성전자사무직노조 위원장.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을 하루 앞두고, 삼성전자가 창사 52년 만에 첫 노사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5월 이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한 이후 1년3개월 만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12일 오후 경기 용인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단체협약 조인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김현석 대표이사(사장)와 최완우 반도체(DS)부문 인사팀장(부사장), 한국노총 금속노련 전국삼성전자노조 등 삼성전자에 설립된 4개 노동조합 공동교섭단 대표들이 참석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1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9개월간 30여차례 교섭을 진행한 결과 지난달 30일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합의안은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96%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번 단체협약은 노조 사무실 제공, 노조 전임자의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적용 등 노조 활동을 보장하는 내용은 물론, 산업재해 처리 절차와 인사제도 개선 등 모두 95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또한 이날 삼성전자 노사는 ‘노사 화합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상호 협력적인 노사관계 구축을 약속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11월 한국노총 산하 노조(4노조)가 출범하기 전에도 상급 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삼성전자사무직노조(1노조), 삼성전자노조(3노조)와 단체교섭을 진행한 바 있지만, 최종적인 단체협약 체결에 이르진 못 했다. 노조 쪽은 단체협약 체결을 마친 뒤 조만간 회사와 임금협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진윤석 전국삼성전자노조 위원장은 “단체협약 체결은 (삼성전자 노사관계가) 이제 겨우 한 걸음 나아간 것일 뿐, 최종 목적지까지는 한참 남았다고 생각한다”며 “삼성 계열사는 이 부회장의 판단에 따라 노동조합과의 관계가 설정되다 보니, 이 부회장의 수감생활 동안엔 (회사의) 결정이 어려운 점이 있었다. 이젠 이 부회장이 가석방되는 만큼 본인이 공언했던 대로 달라진 노사관계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