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볼트 전기차(EV). 한국지엠 홈페이지 캡처
엘지(LG)화학 주가가 23일 10% 넘게 급락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1조원 규모 전기차 배터리 추가 리콜(결함 시정조치) 결정 여파다.
이날 엘지화학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1.14% 하락한 주당 79만8천원에 장을 마쳤다. 80만원 선이 무너진 건 지난 3월29일(주당 79만9천원) 이후 5개월 만이다.
제너럴모터스는 앞서 지난 20일(현지 시각) “미국과 캐나다에서 판매한 2019년형 볼트 전기차(EV)와 2020∼2022년형 볼트 EV, EUV(볼트 전기차 파생 차량) 등 7만3018대를 추가 리콜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2017∼2019년식 볼트 EV 약 6만9천 대의 배터리 교체 리콜을 발표한 뒤 사실상 모든 볼트 전기차를 대상으로 리콜을 확대하는 것이다. 국내 판매 차량 중에도 주행 거리가 늘어난 2020년형 이후 볼트 전기차가 리콜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볼트 EV와 EUV는 엘지화학의 100% 자회사인 엘지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하고 엘지전자가 모듈로 조립한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는 이번 리콜 확대에 따른 추가 비용을 약 10억 달러(1조1737억원)로 예상했다. 이달 초 제너럴모터스가 발표한 2분기 실적에 볼트 전기차 6만9천 대의 리콜 비용 8억 달러(9390억원)가 반영된 점을 고려하면 전체 배터리 리콜 비용은 18억 달러(2조1130억원)로 추산된다.
제너럴모터스는 엘지 쪽에 리콜 비용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엘지전자와 에너지솔루션은 볼트 전기차 리콜 비용(충당금)으로 각각 2346억원, 910억원을 올해 2분기 재무제표에 반영한 상태다. 추가 비용은 올해 3분기 보고서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날 다른 배터리 회사 주가는 오름세를 탔다.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15% 오른 23만8천원, 삼성에스디아이(SDI) 주가는 3.37% 상승한 79만8천원에 마감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