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억달러 투자…2024년 가동 목표
역대 미국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
역대 미국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한겨레> 자료사진
테일러시 낙점 4가지 이유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 주지사 관저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대표이사),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 존 코닌 상원의원 등이 참석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신규 공장은 내년 상반기 착공해 오는 2024년 하반기 가동이 목표다. 5세대(5G) 이동통신, 고성능컴퓨팅(HPC), 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 쓰이는 시스템 반도체가 생산된다. 애초 삼성전자는 오스틴시과 테일러시 두 곳을 놓고 저울질해왔다. 삼성전자는 테일러시를 신규 생산 거점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기존 시설과의 시너지 효과를 우선 제시한다. 150만평 규모의 테일러시 부지는 같은 주에 위치한 오스틴 사업장(제1공장)과 약 25㎞ 떨어져 있다. 차로 20~30분 이동 거리 안에 두 생산 시설을 묶은 셈이다. 회사 쪽은 “제1공장(오스틴) 주변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용수와 전력 등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인프라도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텍사스주에 테슬라와 델(Dell), 에이티앤티(AT&T) 등 시스템 반도체 고객사가 여럿 포진해 있는 점도 삼성전자의 주요 고려사항이었다. 다품종 소량생산이 특징인 시스템반도체는 고객사와의 소통 능력이 경쟁력의 한 축을 이룬다. 텍사스공대의 존재도 인재 확보에 유리한 요소다. 이와 함께 테일러시가 제공하는 혜택도 부지 선정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테일러시는 삼성전자에 대해 향후 10년간 재산세의 92.5%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고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한 바 있다.

24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 주지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왼쪽)와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 제공
“TSMC 잡는다” 이번 부지 선정으로 삼성전자는 그간 약점으로 꼽혀온 파운드리 시장에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내년 하반기 완공되는 평택 3라인과 테일러시 신규 공장이 정상 가동되는 2024년께엔 업계 1위(52.9%, 2분기 기준 시장점유율)인 대만의 티에스엠시(TSMC)와 좌웅을 겨룰 정도의 생산 능력을 삼성전자(17.3%)는 확보하게 된다. 지난 2019년 4월 이재용 부회장이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파운드리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고 한 데는 이런 계산이 깔려 있었던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삼성전자와 티에스엠시 두 회사는 기술력 우위를 놓고 신경전이 한창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1’ 행사에서 내년 상반기에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술을 기반으로 3나노미터(nm) 미세 공정을 도입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는 내년 하반기에 기존 핀펫(FinFET) 기술로 3나노 공정을 도입하려는 티에스엠시보다 최대 6개월 정도의 기술 우위에 삼성전자가 서 있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발표로 업계는 해석했다. 한편, 티에스엠시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달러(약 14조원)를 투자해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신규 공장을 짓고 있다. 또한 일본 정부의 적극 지원 아래 소니(Sony)와 합작회사를 세우고, 70억달러(약 8조원)를 투자해 구마모토현에 생산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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