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원 에스케이그룹 수석부회장. 에스케이 제공
최태원 회장 동생인 최재원 에스케이(SK)그룹 수석부회장이 8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다. 과거 실형을 선고받고 취업이 제한돼 그룹 계열사의 미등기 임원을 지내다 전기차 배터리 자회사 대표로 돌아온 것이다.
에스케이온은 17일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최 수석부회장을 사내이사 및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에스케이온은 지난 10월 에스케이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한 전기차 배터리 자회사다.
에스케이온 이사회는 김준 에스케이이노베이션 부회장, 지동섭 에스케이온 대표이사 사장 등으로 이뤄졌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는 없다. 또 이노베이션이 에스케이온 지분 100%를 보유해 주총에도 그룹의 인사 결정이 그대로 반영되는 구조다.
에스케이 쪽은 “이번 인사에 앞서 에스케이온의 모회사인 이노베이션 이사회가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하는 인사 평가 보상 위원회를 열어 최 수석부회장 선임안을 보고받았다”며 “이사회에서 최 수석부회장이 배터리 사업 기획, 투자 확대 등을 주도해왔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져온 점 등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지난 2014년 2월 회삿돈 465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징역 3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으며 그룹 내 모든 자리에서 물러났다. 수감 3년 3개월 만인 지난 2016년 7월 만기 출소일을 3개월 앞두고 가석방으로 출소한 뒤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5년 취업 제한 규정에 따라 이 기간 지주회사 에스케이, 에스케이이엔에스(E&S)의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했다. 지난 10월 취업 제한이 풀린 직후 두 달 만에 그룹 주요 계열사의 등기 이사를 맡으며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이다.
에스케이온은 기존 지동섭 대표가 경영 전반을 담당하고, 최 수석부회장은 성장 전략과 국외 영업 등 글로벌 네트워킹을 담당할 예정이다. 에스케이온 이사회 의장도 김준 에스케이이노베이션 부회장이 그대로 맡는다.
에스케이온 쪽은 “그룹 대주주인 최 수석부회장의 책임 경영을 통해 배터리 사업을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실린 인사”라고 자평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실형 선고 이전 에스케이텔레콤 이사회 의장, 에스케이 대표이사 부회장, 에스케이네트웍스 이사회 의장 등을 역임하고 취업 제한 시기엔 에스케이와 이엔에스 수석부회장을 지냈다.
에스케이온은 이날 새 임원 6명을 선임하고 그룹 계열사와 관계사에서 임원 9명을 영입했다. 배터리 제조와 품질 관리, 소재 연구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춘 조직 개편도 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