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내 여행사 부스 모습. 연합뉴스
“입국자 격리면제 발표 후 해외여행 상품에 대한 관심과 문의가 증가하고 있어요. 특히 허니문 상품과 항공권 등 일부 예약은 눈에 띄게 늘고 있어요. 해외여행 기대감이 커지는 것 같아요.”(하나투어 조일상 수석)
코로나19 대유행 장기화 직격탄을 맞은 여행·항공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21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해외입국자의 자가 격리를 면제한다고 발표하면서다. 앞서 여행업계는 지난해 말 정부의 ‘위드 코로나’ 발표로 활기를 띠는 모습을 보이다가 오미크론 확산 이후 해외입국자 10일 자가격리 방침이 발표되며 다시 된서리를 맞았다. 여행·항공사들은 입국 시 긴 자가격리 기간 때문에 여행 수요가 늘지 않는다며 이를 없애달라고 요구해왔다.
하나투어·모두투어·참좋은여행·노랑풍선 등 여행사들은 정부의 자가격리 면제 발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한 해외여행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참좋은여행은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이제 취소는 없다. 진짜 간다”며 3월25일과 30일 각각 그리스와 터키로 출발하는 패키지여행 상품을 소개했다. 하나투어는 스페인·사이판·하와이·방콕·파타야 여행상품 마케팅에 나섰다. 노랑풍선도 하와이·호주 등의 여행상품을 소개하며 할인권을 제공하고 있다.
해외여행 하늘길도 넓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월 중단했던 일본 나고야 노선 운항을 4월부터 재개하기로 했다. 도쿄·오사카·후쿠오카 노선은 증편 운항한다. 일본은 국내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여행지 중 하나이다. 에어부산은 부산~괌·사이판 국제선 운항을 주 1회에서 2회로 늘렸고, 진에어는 부산~괌 노선 운항을 4월16일부터 재개한다. 제주항공은 오는 30일부터 주 2회 일정으로 부산~사이판 노선 운항을 재개하고, 기존 국제선 노선 운항도 증편한다.
다만, 여행업계에선 4월 중순은 지나야 해외여행이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많다. 외교부가 4월 중순까지는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전 세계 모든 국가와 지역을 대상으로 한 특별여행주의보를 한 달 더 연장했다. 동시에 하늘길도 더 넓어져야 한다.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 등의 운항이 늘어야 해외여행이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세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도 걸림돌이다. 한 대형 여행사 임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여행객이 늘어나기 위해선 확진자 숫자가 내림세로 접어들어야 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러시아 영공 우회로 항공권 가격이 비싸져 여행 심리를 억압하는 것도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곽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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