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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유럽 액화천연가스 수요 폭등에 국내 철강업계가 바빠진 이유는?

등록 2022-04-13 04:59수정 2022-04-13 10:07

LNG 터미널 파이프. 게티 이미지
LNG 터미널 파이프. 게티 이미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액화천연가스(LNG) 대란이 벌어지며 새 공급선 구축 프로젝트가 잇따라 추진되는 것과 때를 같이 해 국내 철강업계가 분주해졌다. 신규 액화천연가스 공급 시설에 필요한 원통형 철강제품인 강관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철강업계엔 뜻하지 않은 호재가 되고 있는 것이다.

12일 철강업계 얘기를 들어보면, 포스코는 액화천연가스 이동용 강관 생산에 필요한 스테인리스 후판 제품에 대한 공급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포스코는 강관을 직접 만들지는 않고, 강관에 쓰이는 후판을 공급한다.

세아제강은 액화천연가스 새 공급선 구축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한 강관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최근 스테인리스 강관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며 “글로벌 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에 추가 납품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관은 원통형 철강제품으로 주로 송유관 건설에 사용된다. 특히 스테인리스 처리 강관은 녹에 강해, 극저온 상태의 액화천연가스 이동용 파이프 건설에 적합하다. 국내에선 세아제강이 스테인리스 강관을 주로 생산한다. 세아제강은 전남 순천과 경남 창원 등지의 공장에서 탄소강을 포함해 스테인리스 강관을 연간 약 22만t씩 생산한다. 이 업체의 이탈리아 공장에서도 특수 강관을 만든다.

또다른 스테인리스 강관 공급업체 휴스틸은 이번 기회를 활용해 공급 단가를 인상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한겨레>에 “스테인리스 강관 공급 단가를 인상했는데, 수요가 버텨주면서 주문량이 오히려 늘었다”고 말했다.

현재 유럽에선 말 그대로 ‘액화천연가스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재고가 많이 소진된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40% 이상을 차지하던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막혀서다. 이에 아시아 쪽으로 향하던 액화천연가스 수송 선박이 대규모 위약금을 물면서 유럽으로 뱃머리를 돌리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위약금을 물고도 이익을 더 낼 수 있을 정도로 유럽 내 천연가스 수급 상황이 악화된 것이다.

액화천연가스는 석유·석탄을 사용하던 기업에서도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를 상대적인 환경친화적인 에너지로 꼽아 에너지원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한 에너지업체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종식 이후에도 액화천연가스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유럽은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액화천연가스 터미널 건설이 증가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 터미널 파이프라인은 운반선과 육상 저장탱크를 잇는 인프라를 통칭한다.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신규 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 24건 가운데 5건이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유럽은 2021년 기준 러시아 액화천연가스 수입량 중 3분의 1가량을 다른 대륙에서 가져올 계획인데, 그 중 대부분을 미국에서 가져올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두 스테인리스 강관이 대규모로 필요한 사업들이다.

철강업체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국내 철강업계 쪽에선 호재이자 수혜를 입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수입하는 강관 중 23%는 한국에서 들여온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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