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후 대전시 서구 한 주유소에 휘발유·경유 가격표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휘발유·경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정유사들은 높아진 정제마진 영향으로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다.
지에스(GS)칼텍스는 1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11조2892억원의 매출을 올려 1조81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은 75.6%, 영업이익은 70.9%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785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46.3% 늘었다.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도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급등에 힘입어 분기 기준 최대 규모의 1분기 실적을 냈다. 이 회사가 지난달 29일 공시한 1분기 실적 자료를 보면, 1분기에 16조2615억원의 매출을 올려 1조649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은 72.9%, 영업이익은 182.2% 증가했다. 이 회사의 1분기 영업이익 역시 분기 기준 최대치이고, 영업이익의 90% 이상이 석유사업에서 나왔다.
현대오일뱅크는 1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7조2426억원의 매출을 올려 704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에 견줘 매출은 59.7%, 영업이익은 70.7% 늘었다. 이 회사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창사 이래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에쓰오일 역시 분기 기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9조2870억원의 매출을 올려 1조332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공급망이 훼손되면서 정제마진이 급등해 정유사 손익으로 이어졌다. 수출물량도 늘어 영업이익 증가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에서 원유 가격을 뺀 수치로, 보통 배럴당 4달러 정도 되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본다. 지난 5월 둘째 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24달러를 기록해, 올해 1월 첫째 주 5.9달러에 견줘 4배 이상 급등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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