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춘년(입춘이 두번 들어있는 해)을 맞아 기업들이 핑크빛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위에서부터 엘지전자의 핫핑크 초콜릿폰, 전지현을 모델로 내세운 태평양의 핫핑크 립스틱, 레노마의 핑크색 남성셔츠. 사진 각사 제공
백화점 의류 50~80% 차지
핸드폰·TV·화장품도 큰 인기
핸드폰·TV·화장품도 큰 인기
봄을 맞아 핑크 바람이 거세다. 여성들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다. 남성들의 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전자제품, 화장품에서도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12일 롯데백화점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의류 상품의 70%가 백색 등 단색 계통이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봄이 시작된 4월부터 화사한 색깔이 등장하면서 핑크가 붐을 일으키고 있다.
여성의류 중 젊은층이 많이 찾는 브랜드의 경우 70~80% 제품이 핑크톤이다. 남성 의류에서도 50~6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다. 신발, 넥타이 등 액세서리 제품에까지 전이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예쁜 남자’ 유행을 타고 중장년층 남성까지도 과감하게 핑크를 선택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남성복에 ‘메트로섹슈얼’ 바람이 불면서 사용하는 색깔이 과감해지고 있다”며 “니트, 가디건, 넥타이 등의 의류나 액세서리 부문에서 핑크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제품도 핑크 물결이다. 엘지전자는 최근 봄을 맞아 ‘핫핑크 초콜릿폰’을 출시했다. 쌍춘년 봄을 맞아 여심을 잡기 위해 검정색, 흰색 다음 모델로 핑크를 택했다. 엘지전자 조성하 상무는 “핫 핑크와 같이 튀는 컬러의 소품은 신세대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반영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모토로라의 핑크 레이저폰 역시 봄을 맞아 매출이 부쩍 늘었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레이저 구매자 중 절반이 핑크 레이저를 구매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다음날 유럽에 출시한 3G폰(SGH-Z500)과 블루투스 헤드세트를 핑크색으로 준비중이다. 또 엘시디 텔레비전으로서 와인 컬러를 채택한 ‘보르도 시리즈’를 내놓았다. 와인 컬러를 제품 하단에 적용해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미 화장품에서는 핑크가 대세다. 태평양이 전지현을 모델로 내세워 핑크 우위를 점하자, 후발 주자들이 따라오는 형국이다. 태평양의 라네즈 슬라이딩 팩트는 시장을 핑크 열기로 이끌고 있다. ‘색으로 말하는 성공심리’에 따르면 핑크 색은 평화와 행복을 상징한다. 이를 지향하는 소비심리에 부응해 핑크 옷을 입은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