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모델이 메트로섹슈얼족을 겨냥해 화려한 무늬와 디자인의 남성 의류를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은 여성전용 온라인 게임 바닐라캣의 남녀 캐릭터. 사진 에프앤씨코오롱, 씨제이인터넷 제공
남성전용 미용 서비스, 여성만의 온라인 게임, 소비흐름 맞춘 마케팅 활발
맞벌이와 여가시간의 증가로 필요한 물건을 직접 사는 남성이 늘어나고 있다. 여성들도 다양한 경제활동으로 구매력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예쁜 남자’와 ‘강한 여자’를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기업들이 마케팅 전략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남성미와 여성 취향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현대 도시남성을 상징하는 메트로섹슈얼족, 전통적인 여성상을 거부하고 ‘강한 여자’를 추구하는 현대 여성을 뜻하는 콘트라섹슈얼족을 겨냥한 것이다. ‘꽃미남’들을 겨냥한 마케팅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화장품업계다. ‘헤라 옴므’ ‘오휘 포 맨’ ‘비오템 옴므’ ‘랑콤 옴므’ 등 남성 전용 브랜드를 앞다퉈 내놓는가 하면, ‘아라미스 랩 시리즈’의 경우 롯데백화점 본점에 단독매장을 열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남성화장품 편집매장 ‘맨스 코스매틱’까지 마련했다. 현대백화점 김준영 과장은 “‘맨스 코스매틱’ 매장의 매출이 지난해 대비 40~50% 늘었다”고 말했다. 남성 전용 토털 뷰티샵도 등장했다. ‘보스클럽’은 클렌징, 마사지, 팩 등 기본적인 피부관리에서 다이어트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남성들을 위한 토털 미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부 백화점과 호텔업계는 경제력이 뒷받침되는 남성들을 겨냥한 초고가 패션매장과 패키지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 18일 본점과 22일 부산본점에 개설한 이탈리아 최고급 매장 ‘클라시코 이탈리아’는 30~50대 남성고객을 위한 의류와 잡화류를 판매한다. 웨스틴조선, JW메리어트, 메이필드 호텔은 휴식과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호텔을 찾는 남성 고객이 늘어나면서 스파, 마사지, 골프 레슨 등으로 구성된 남성용 주말 패키지 상품을 만들었다. 남성 중심의 마케팅을 펼쳐온 자동차업계와 게임업계는 여성을 겨냥한 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여성의 주도권을 강조한 ‘강한 여자’ 콘셉트의 광고로 손짓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프라이드는 외장뿐 아니라 실내까지도 여성이 선호하는 빨간색을 적용한 ‘레드프리미엄’ 모델을 내놓았다. 뉴카렌스는 ‘아이리스 바이올렛’(보라색)을 메인 컬러로 정했고, 여성이 키가 작다는 점에 착안해 차체 높이를 기존 카렌스보다 4㎝ 높였다. 키가 작은 여성 운전자가 넓은 시계를 확보하도록 하려는 배려다. 현대차 신형 아반떼 ‘엘레강스 스페셜’은 여성 피부 보호를 위해 앞 유리를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춘 특수 유리로 장착했다. 게임업계의 경우 씨제이인터넷이 최근 여성 전용 온라인 게임 ‘바닐라캣’을 선보였다. 씨제이는 젊은 여성층의 게임 참여를 높이기 위해 ‘바닐라캣’ 캐릭터를 활용한 가방과 액세서리를 내놓은 데 이어 30여종의 상품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광고업계도 콘트라섹슈얼 바람을 타고 있다. 이효리와 이준기를 모델로 한 애니콜 ‘지상파 DMB폰’ 광고는 콘트라섹슈얼의 전형을 보여준다. 콘트라섹슈얼을 상징하는 ‘강한 여자’ 이효리가 지상파 DMB폰으로 의인화된 이준기의 턱을 잡고 왼쪽 오른쪽으로 돌리면서 살펴보다 의자에 밀쳐 앉히고 “내가 원하는 각으로 본다”는 음성 메시지를 말한다.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김용자 교수는 “젊은 남성들은 자신을 가꾸는 데 관심이 많아 메트로섹슈얼족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강한 성취동기를 지닌 콘트라섹슈얼족도 경제력이 점차 커지기 때문에 전통적인 남성 중심의 기업들도 이들을 주요한 고객으로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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