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업의 중국어 브랜드 네이밍
현지문화·언어습관 모르면 낭패
초코파이로 유명한 오리온의 중국진출 초기 브랜드는 동양(東洋)이었다. 동양은 중국에서 일본을 낮춰 부르는 단어로, 반일감정이 심한 중국에서 착각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았다. 이후 동양은 오리온과 발음도 비슷하고 좋은 친구라는 뜻의 ‘하오리여우’로 개명했다.
중국진출에 성공하려면 브랜드 작명을 잘하는 것이 필수다. 국내기업 대부분이 한자이름이어서 유리한 점이 있지만, 현지문화나 언어습관이 달라 낭패를 볼 가능성도 있다. 1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기업들의 이름짓기 성공·실패 사례를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서 중국내 신상품 평가사이트가 선정한 세계 500대 브랜드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기업브랜드는 음역(34%)과 의역(28%)을 하는 비율이 높고 상품명은 ‘음역+의역’을 취하는 비율이 27%로 가장 많았다. 실제 중국시장 공략에 성공한 외국 브랜드를 보면, 월마트(워얼마), 맥도날드(마이땅라오), 노키아(누어지야) 등은 음역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웨이란)는 ‘미세하다’와 ‘부드럽다’는 원래 브랜드의 뜻을 의역했다.
반면 대중 수출 50대 국내기업을 조사한 결과, 한자 기업명을 가진 16개사 중 13개사가 국내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한국과 중국은 같은 한자라도 뜻이 다른 경우가 많아 오해를 빚을 가능성이 적잖다. 국제무역연구원의 김희영 연구원은 “브랜드를 정할 때는 중국 현지인들만이 느낄 수 있는 어감까지 고려해야 하며, 현지인을 통한 확인작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주환 기자 yeli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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