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그린’ 선발대회.
빅 모델보다 제품 사용자가 더 효과적 … 모델 선발대회도 새로운 마케팅
최근 일반인 모델이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빅 모델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은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15초라는 짧은 광고시간 동안 최대한 광고 주목률을 높일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고액 모델료와 중복출연 문제가 항상 뒤따른다. 또한 최근의 조사에 따르면, 고관여 상황에서는 빅 모델이 오히려 정보의 전달을 방해한다고 한다.
고관여 상황에서는 모델보다 메시지에 담겨 있는 주장이나 정보의 질이 설득에 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메시지에 신뢰성을 줄 수 있는 전문가 혹은 제품을 사용해 본 일반 소비자가 오히려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일반인 모델의 부상은 리얼리티를 강조해 소비자의 생활 속에 보다 친밀하게 다가가려는 의도를 반영한 것이다. 즉, 어떤 브랜드의 사용자 이미지(User Image)를 자신과 유사한 소비자 모델을 활용함으로써 동일시(Identification) 현상을 유발시키고,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는 것이다.
소비 주체들의 참여를 허(許)하라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듯 ‘일반인 광고모델 선발대회’가 새로운 마케팅 방법론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소비자의 참여라는 점과 광고의 일상화 혹은 일상의 광고화라는 부분은 눈 여겨 볼만하다. 모델 선발대회는 크게 발굴형과 공모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전통적인 기업 주도 발굴형의 대표적인 케이스는 금호아시아나의 모델 선발을 들 수 있다. 공식 선발대회는 아니지만 유명 모델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하며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같은 발굴형이 1기 모델 선발의 유형이라면, 2기 선발 유형은 기획사, 잡지사 주도의 선발대회 유형을 꼽을 수 있다. 주요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예비 연예인 발굴 차원에서 진행했던 캐스팅 중심의 이벤트가 그것이다.
최근의 유형인 3기 모델 선발은 1, 2기와 비교했을 때, 개방 공모-개방 선발의 모습을 띄고 있으며, 그 규모는 대국민 공고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 모델선발 공모는 캠페인 광고와 맥을 같이 한다.
원하는 모델의 콘셉트를 대규모로 공표하고, 이에 적합한 모델을 마치 대국민 공모 캠페인처럼 끌고 간다.
최근에는 인터넷과 케이블 방송과 연계해 공신력을 높이는 대국민 참여형 대회로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3기 선발대회의 특징은 1, 2기의 폐쇄적인 요소를 극복하고, 공신력 구축을 통한 참여형 이벤트로 끌어간다는 점이다.
송혜교의 등용문으로 유명해진 M.net 스마트 모델 선발대회는 이미 수년간 공신력을 쌓아 명실공히 학생 모델 선발대회로 자리 잡았고, 영진약품의 동안 선발대회는 ‘동안’이라는 독특한 아이템으로 성공을 거두며 정례화된 대회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동안 선발대회 입상자들은 좀처럼 믿기 어려운 나이로 인해 매스컴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얼마 전 한화건설 ‘꿈에그린’ 모델 선발대회의 성공은 모델 선발대회의 광고 홍보 효과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화 ‘꿈에그린’은 ‘신도시문화주의(Urban Culture)’라는 콘셉트를 알리는 첫 이벤트로 광고가 아닌 모델 선발대회를 선택했다.
참신한 일반인 모델을 뽑아 기존 아파트들의 빅 모델 중심 광고와 차별화시키고, 선발대회를 통해 ‘꿈에그린’의 인지도를 올리겠다는 야심한 발로였다(사진 1).
‘꿈에그린’ 모델 선발대회는 새로운 콘셉트와 콘셉트에 맞는 모델을 뽑는다는 선언을 담아 ATL(Above the line)과 BTL(Below the line)을 동시에 진행했다.
광고는 주요 일간지와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1차 커뮤니케이션 타깃인 2535여성과 2차 커뮤니케이션 타깃인 3040 남녀에게 집중 노출되도록 집행됐고, 프로모션은 강남역, 압구정동, 명동 등에서 길거리 캐스팅 형태의 로드쇼로 진행됐다(사진 2).
또한 접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미용실, 찜질방, CGV, 메가박스, 커피전문점, 피트니스 클럽, 전국 갤러리아 백화점 등에 X-배너와 판촉물을 배포, 커뮤니케이션 타깃의 동선을 최대한 활용해 노출을 극대화시켰다. 한편, 미용실 헤어 디자이너들과 피트니스 트레이너들의 추천을 통한 입소문을 지속적으로 유도했다.
단 8일간의 광고 및 홍보 활동을 통해 전국 1509명의 2535세대의 여성들이 참여했고, 1차 서류전형과 사진 심사를 통해 2차 카메라 테스트를 위한 100명이 선발됐다. 이들 중 카메라 테스트에 실제로 참가한 인원은 72명, 이들 중 최종 10명이 선발됐다.
그리고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CJ미디어 tvN 최종 녹화방송으로 2명의 모델이 선정됐다(사진3).
모델 선발대회는 IMC의 총아
모델 선발대회는 소비자에게 특별한 브랜드 체험 효과를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참여를 통한 구전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사전 공모 단계와 사후 광고모델로의 활용에 이르는 각 단계별로 TV, 신문, 온라인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광고와 홍보가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서 모델 선발대회 자체가 마케팅 플랫폼의 역할을 감당하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브랜드 정체성(Brand Identity)과 이미지를 고려한 모델의 선발기준을 명확히 설정해, 브랜드 이미지의 전달자로서 소비자 모델을 선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기획단계에서부터 선발 후의 모델 활용 전략과 전술이 구체적으로 계획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모델 선발대회의 참여인원은 가히 폭발적이라고 할 수 있다. 100:1의 경쟁률을 넘어서는 대회가 다반사다. 이는 우리나라 여성들의 사회참여 통로가 너무 좁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 수도 있다.
광고 모델이라는 참여의 기회에 동참한 우리나라 여성들의 강력한 의지는 매우 인상적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사는 것, 주부로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를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 고경영 LG애드 프로모션전략연구소 소장 kyko@lgad.co.kr
소비 주체들의 참여를 허(許)하라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듯 ‘일반인 광고모델 선발대회’가 새로운 마케팅 방법론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소비자의 참여라는 점과 광고의 일상화 혹은 일상의 광고화라는 부분은 눈 여겨 볼만하다. 모델 선발대회는 크게 발굴형과 공모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전통적인 기업 주도 발굴형의 대표적인 케이스는 금호아시아나의 모델 선발을 들 수 있다. 공식 선발대회는 아니지만 유명 모델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하며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왼쪽) 강남, 명동 등 길거리 캐스팅 형태의 로드쇼를 진행중인 ‘꿈에그린’ 프로모션과 (오른쪽)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최종 녹화방송으로 2명의 모델이 선정됐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