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KT)가 4일 오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연 ‘메가티브이’ 상품 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도우미와 함께 시연을 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볼거리 확보위해 1500억 책정…1년 앞선 ‘하나TV’ 따라잡기
초고속인터넷 고객과 눈높이 맞추기 경쟁에서 케이티(KT)가 후발업체인 하나로텔레콤에게 또 졌다. 두 업체는 앞으로 주문형콘텐츠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맞붙을 것으로 예상돼,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 같은 콘텐츠 확보전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케이티는 초고속인터넷 방식에서도 종합정보통신망(ISDN)을 고집하다 뒤늦게 하나로텔레콤의 에이디에스엘(ASDL) 방식에 합류했다.
케이티는 4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주문형콘텐츠 서비스 설명회를 열어, 초고속인터넷(메가패스) 가입자 대상 주문형콘텐츠 서비스를 ‘메가티브이’란 이름으로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케이티는 이날 서울과 경기도 과천·동탄 지역 메가패스 가입자를 대상으로 메가티브이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2008년 1월까지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주문형콘텐츠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콘텐츠나 부가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주문해 이용하게 하는 서비스다.
메가티브이는 뉴스와 날씨 같은 ‘생활정보’, 노래방 서비스와 게임을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 지상파 방송을 다시 보는 ‘텔레비전 다시보기’,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유아·어린이’, 온라인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금융’ 등으로 구성됐다. 메뉴를 선택해 바로 실행시키거나(스트리밍) 콘텐츠를 내려받은 뒤(다운로드) 이용할 수 있다. 이용하려면 월 1만원의 기본료를 내야 한다. 유료 콘텐츠를 이용할 때는 한 편당 700~1800원을 추가로 낸다.
하나로텔레콤은 이미 같은 방식의 서비스를 ‘하나티브이’란 이름으로 지난해 7월부터 제공해, 이미 55만의 가입자를 모았다. 메가티브이가 케이티 메가패스 가입자만 이용할 수 있는 것과 달리, 하나티브이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하나티브이에서 제공되는 콘텐츠도 6만6천여건으로 메가티브이의 3배에 이른다.
케이티 이영희 미디어본부장은 “콘텐츠 숫자로는 하나티브이와 경쟁하지 않겠다”며 “하지만 콘텐츠 확보를 위해 올해에만 1500억원의 예산을 책정한만큼 곧 하나티브이보다 풍부한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케이티와 하나로텔레콤 사이에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쟁탈전과 함께 주문형콘텐츠 이용자 늘리기 및 콘텐츠 확보전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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