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텔레콤 ‘늑대소년’ 마케팅 물의
요금 오른다며 전환 유도…회사 “기존 상품 이용가능”
하나로텔레콤이 요금이 싼 상품을 이용하는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들에게 ‘요금이 곧 오른다’는 얘기를 퍼뜨리며 비싼 상품으로 전환할 것을 종용해 반발을 사고 있다.
하나로텔레콤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하는 김선아(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씨는 며칠 전 “서둘러 ‘광랜’으로 바꾸라”는 하나로텔레콤 직원의 전화를 받고 고민에 빠졌다. “현재 쓰고 있는 스피드 상품의 요금이 새해부터 월 3만2670원으로 오를 예정이니 월 2만7835원만 내면 되는 광랜으로 서둘러 바꾸라”는 권유를 받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현재 초고속 인터넷 요금으로 월 2만2176원을 내고 있어, 광랜으로 바꾸면 월 5600원 정도를 더 부담해야 한다. 김씨는 “믿지 못하겠으면 106번(고객지원센터)으로 전화를 걸어 정아무개라는 상담자에게 확인하라는 말까지 남기는 것으로 보아 사실인 것 같은데 어찌해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나로텔레콤 본사에서는 어떤 초고속 인터넷 상품에 대해서도 요금을 올릴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일부 고객센터들이 가입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너무 파격적인 요금 할인을 약속해 놓고 ‘할인 폭을 축소해야 하니 동의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고객센터가 양해를 구하는 것인 만큼 강제성은 없다”고 말했다.
하나로텔레콤 김홍식 팀장은 “상품 변경에 동의하지 않으면 기존 상품을 이전 요금으로 계속 이용할 수 있다”며 “잘못된 안내로 이미 바꾼 가입자들도 이전 것으로 다시 변경해 달라고 요청하면 바꿔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하나로텔레콤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는 370여만명으로, 이 가운데 180여만명이 요금이 싼 스피드(라이트) 상품을 이용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가입자당 매출을 올리기 위해 스피드 상품 가입자들을 광랜 가입자로 전환시키고 있다. 광랜은 가입자 집까지 광케이블을 깔아 초당 최대 1억비트 속도로 인터넷을 이용하게 한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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