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끈적 무더위’ 여름 시장 바꾼다
제습기 매출 갑절 늘고 의류 건조기 인기
‘땀 흡수’ 기능성소재, 일반옷에 적용 늘어
‘땀 흡수’ 기능성소재, 일반옷에 적용 늘어
여름 날씨가 고온다습한 아열대성 기후로 바뀌면서 소비시장에도 변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장마기간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던 과거와 달리 여름철 내내 높은 습도가 유지되자 제습기 등 습기 제거 상품의 판매가 늘고 있다. 민소매, 반바지 등 노출 패션도 눈에 띄게 늘었다.
■ 습기제거 상품 불티 엘지전자의 경우 지난해 30%의 증가율을 보였던 제습기 매출이 올 여름에는 지난해보다 150%나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이마트에서도 7월 한달 동안 제습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20%나 증가했다. 오픈마켓 옥션에서도 6, 7월 두달 동안 제습기와 각종 제습용품의 매출이 전년 대비 27~282%나 성장했다. 신발제습기, 미니제습기, 습기시트 등 제습용품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엘지전자 오세진 대리는 “최근 국지성 호우가 잦고 습도 높은 날이 증가해 제습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고온 현상으로 에어컨 매출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이마트의 7월 에어컨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높은 습도 때문에 잘 마르지 않는 세탁물을 쾌적하게 빨리 말릴 수 있는 의류 건조기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 국내 의류 건조기 시장 점유율 1위인 밀레 제품의 경우 지난해 7월 10%선이던 매출 증가율이 올 7월에는 48%로 급증했다.
■ 노출 패션 활황 노출 패션도 활황을 맞았다. 오픈마켓 지마켓에 등록된 반바지 상품 수만 무려 4만4900여 개이며, 이 가운데 초미니 핫팬츠는 1만7000개에 육박한다. 미니 스커트도 6300여 개가 등록돼 있다. 판매량도 급증했다. 반바지의 경우 7월 판매량을 전년 동기와 비교해 보면 60% 증가했다.
고온다습한 날씨에 맞춰 기능성 소재 사용도 늘고 있다. 코오롱 ‘헤드’ 브랜드 매니저 박준식 부장은 “주로 등산복과 스포츠의류에 적용돼 온 기능성 소재 사용이 아웃도어 의류로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 냉면 줄잇고 난대성 어종 증가 시장 정체로 신제품 출시에 소극적인 식품업체들은 이번 여름에 냉면류 만큼은 앞다퉈 신제품을 내놓았다. 농심이 ‘둥지냉면’을 선보인 데 이어, 씨제이제일제당은 ‘동치미 물냉면’을 업그레이드했다. 한국야쿠르트도 ‘팔도 냉라면’을 선보였다.
해류와 수온의 변화로 명태·대구 등 한류성 어종은 어획량이 감소한 대신, 참치·전갱이·갈치·고등어·멸치 등 난류성 어종은 증가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 윤종경 수산 바이어는 “온대성 어종인 갈치의 경우 6월부터 어획량이 늘어 지난해 대비 20% 정도 싸게 팔고 있다”고 말했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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