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산별 수익률
CMA 수익률 4%…국내외 주식은 손실
전문가들 “이자지급형 자산 투자 늘려야”
전문가들 “이자지급형 자산 투자 늘려야”
“시계를 거꾸로만 돌릴 수 있다면….” 30대 직장인 김아무개씨는 요즘 밤잠을 못 이룬다. 지난해 12월에 가입한 펀드 수익률이 곤두박질 치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은 커녕 원금 손실만 30%를 오르내리고 있다. 제테크라고는 적금 밖에 모르던 김씨는 지난해 “이제는 투자가 대세구나” 싶어 펀드에 가입했지만, 이제는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했는데…”라는 말만 되뇌인다.
지난해 7~8월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면서 증권사와 은행들은 펀드 판매에 열을 올렸다. 이 시기 자산운용협회가 1가구 1펀드 시대를 열었다는 내용이 담긴 자료를 낼 정도였다. 대부분 국내 주식형 펀드 1년 수익률이 50%를 넘어섰던 만큼 펀드 선택의 고민도 깊지 않았다. 그러나 증시는 불과 1년여 만에 대세상승기는 끝나고 바닥을 점치기 힘든 상황으로 돌변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지만, 올해 초 어떤 부문에 돈을 넣었다면 가장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었을까. 현대증권이 국내외 주식부터 채권, 예금까지 모든 투자상품별로 연초부터 8월말까지 수익률을 따져보니, 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A) 같은 단기금융상품이 수익률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국내주식이 -20.8%로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였고, 뒤이어 해외주식 투자가 -17.1%로 뒤를 이었다. 원자재 상품이나 채권 투자도 각각 -4.6%, -0.4%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반면 양도성예금증서(CD)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같은 단기 금융상품이 4.14%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정기적금 등 은행권의 예금상품도 4.12%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결국 올해 초 이자자산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투자자산에 대한 비중을 낮췄다면 투자 손실에 대한 위험을 최대한 낮출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어떨까. 대부분 전문가들은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증시가 단기간내에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세계 경기 둔화세가 가파른데다, 원-달러 환율 급등과 부동산 경기 하락 등 국내적 불안요인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자산관리센터장은 “시장 변동성이 축소되기 전까지는 주식 관련 투자 비중은 축소하는 대신, 확정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이자지급형 자산에 투자 비중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