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들이 지갑을 닫은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불황 마케팅, 안심 마케팅 등을 펼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안심 마케팅의 일환으로 한우 유전자 검사 결과를 사진과 함께 게시하자 소비자가 이를 살펴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생필품·주유비 등 유통업계 실속경품 큰 호응
품질실명제·한우DNA 검사 등 ‘안심 마케팅’도
품질실명제·한우DNA 검사 등 ‘안심 마케팅’도
고물가와 경제불안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자 유통업체들이 이를 역이용한 마케팅으로 고객 모으기에 나서고 있다. 생필품을 경품으로 내걸어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끌어들이려는 ‘불황 마케팅’을 펴는가 하면, 안전한 먹거리를 추구하는 소비자 욕구를 겨냥한 안심 마케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경제난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 변화를 주시해, 사은품 종류를 고급 냄비나 접시 등에서 라면, 화장지, 세제 등 생필품으로 바꾸고 있다.
롯데슈퍼는 지난 9일 성수점 개점행사 사은품으로 미용티슈를 증정하고 신라면 1상자 9800원, 판계란 30개 2980원 등 20여개 품목을 최저가에 한정 판매해 준비한 상품이 모두 동났다. 롯데슈퍼는 최근 실시한 사은품 조사에서 라면, 화장지, 세제 등이 상위를 차지하자 사은품을 생필품으로 바꾸고, 금액할인권과 포인트 적립행사 등 실용적인 마케팅에 집중하기로 했다. 정원호 롯데슈퍼 마케팅팀장은 “고객들의 사은품 선호 경향이 생필품 쪽으로 옮겨가면서 라면, 화장지, 세제류 등 정부가 물가관리를 위해 선정한 52개 품목을 중심으로 한 사은행사를 많이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이마트도 이번 추석을 앞두고 제수용품 30~40개 품목을 가격인하 또는 동결 상품으로 선정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소비자들 가운데서도 생활비를 줄이려는 ‘짠순이’ 쇼핑객이 늘어나 씨제이몰에서는 편의점에서 티슈, 샴푸, 칫솔 등 생필품으로 바꿀 수 있는 모바일 쿠폰의 인기가 높아졌다. 이 인터넷몰에서도 사은품으로 세탁용 세제, 김 등의 생필품을 선택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판촉행사 때 내거는 경품도 외국여행 등 고가 상품에서 주유비, 이동통신 상품권, 교통카드 등 실속 경품으로 바꾸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얼마 전 백화점 내점 고객을 대상으로 한 행사에서 주유비, 이동전화 통신비, 교통비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이마트도 스쿠터와 자전거, 주유상품권을 경품으로 제공했으며, 롯데닷컴은 게시판에 글을 남긴 고객 가운데 추첨을 해 주유권을 선물로 주는 행사를 벌였다.
불황 마케팅 외에도 유통업체들은 먹거리 안전에 대한 높은 소비자 의식을 고려해 안심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선식품 품질 실명제’를 시행하는 이마트는 오스트레일리아산 와규 교배종 ‘달링다운’을 팔면서 누가, 어떻게 생산하고 얼마나 우수한 상품인지 품질에 대한 객관적 근거를 포스터 형식으로 만들어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쇠고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달링다운’은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신장했다.
현대백화점도 ‘소비자 안심 마케팅’의 일환으로 수입 체리 코너에 생산자 사진과 이름, 이메일 주소를 게시하자 확보 물량이 짧은 기간에 품절되는 호응을 얻었다. 이 백화점은 7월부터는 한우 유전자(DNA) 검사 결과를 사진과 함께 게시하고 있으며, 올 가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우농장 방문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현대백화점도 ‘소비자 안심 마케팅’의 일환으로 수입 체리 코너에 생산자 사진과 이름, 이메일 주소를 게시하자 확보 물량이 짧은 기간에 품절되는 호응을 얻었다. 이 백화점은 7월부터는 한우 유전자(DNA) 검사 결과를 사진과 함께 게시하고 있으며, 올 가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우농장 방문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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