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패션 대결 ‘봄 타는 명동’
유니클로·자라 등 성공 힘입어 H&M도 국내상륙
이랜드 ‘미쏘’도 도전…국내시장 성장세 가팔라
* 패스트패션 : 트렌드를 빨리 반영해 자주 신제품을 내놓는 옷
이랜드 ‘미쏘’도 도전…국내시장 성장세 가팔라
* 패스트패션 : 트렌드를 빨리 반영해 자주 신제품을 내놓는 옷
봄을 앞두고 의류업계의 화려한 전쟁이 시작된다. 세계 최대 에스피에이(SPA·디자인부터 생산·유통·판매까지 일괄 담당해 유통 마진을 줄이고 대량 생산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방식) 브랜드인 에이치앤엠(H&M)이 27일 서울 명동에 1호점을 연다. 망고, 자라, 유니클로 등 글로벌 에스피에이 브랜드들의 격전지에 경쟁 브랜드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에스피에이 브랜드들의 옷은 ‘패스트패션 의류’라고 불린다. 트렌드를 빨리 반영하고, 또 소비자들에게 빨리 전달되며, 또 빠르게 폐기 처분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에게는 저렴하면서도 트렌드에 앞선 옷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브랜드들은 거의 2주 만에 한 번씩 신상품을 내놓는다. 일반 의류업체가 매달, 또는 분기마다 신상품을 내놓는 것과 견주면 엄청난 속도다. 이 때문에 20~30대 소비자들은 에스피에이 브랜드 매장에서는 지갑을 좀더 쉽게 연다. 하지만 품질을 꼼꼼하게 따져 사지 않으면 낭패를 보거나, 오래 입지 못하는 옷이라는 인식도 팽배하다. 이처럼 단점 또한 분명해 보이지만, 에스피에이 브랜드의 성장세는 거침없다. 일본의 에스피에이 브랜드인 유니클로는 2005년 매출이 3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2008년에는 1400억원을 기록했다. 2011년까지는 매장을 100개, 매출을 4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만큼 한국 시장의 에스피에이 브랜드 성장세가 높을 것이라 기대한 것이다. 스페인에서 온 자라도 2008년부터 매년 2배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런 높은 성장세를 보고 국내 의류업체들도 에스피에이 브랜드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오는 5월 자라와 망고 등에 대항할 여성 전용 에스피에이 브랜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H&M의 명동 진출에 맞서 토종 브랜드인 이랜드가 선보인 에스피에이 브랜드는 ‘미쏘’(MIXXO)로, 1호점을 5월에 명동에 개장한다. 자라나 망고가 국내 여성의 체형에는 맞지 않아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으니 이를 해소하면서 최신 트렌드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랜드 쪽은 이에 앞서 지난해 유니클로에 대항한 브랜드인 스파오(SPAO)를 내놓기도 했다. 명동 1호점을 유니클로 바로 옆에 열어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가격은 유니클로보다 싸게, 디자인은 더욱 다양하게 옷을 만들어 국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소녀시대 등이 속한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등과 연계한 마케팅을 펼쳐 명동을 오가는 국외 관광객들 또한 관심을 갖게 했다. 이런 에스피에이 브랜드들의 약진이 국내 의류시장을 뒤흔들까?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백화점을 자주 찾는 국내 소비 행태나 지역 상권 등을 고려하면 국내 시장은 에스피에이 브랜드들에 쉽지 않은 승부처라는 얘기다. 유니클로 정도를 빼면 에스피에이 브랜드의 경쟁은 서울과 수도권 정도에서만 진행되고 있다. 지역 상권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브랜드가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사진 유니클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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