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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지름신의 과학?…소비자 속마음을 잡아라

등록 2010-05-03 22:09

웅진코웨이 감성연구실의 연구원들이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의 반응을 특수유리를 통해 관찰하고 있다.(왼쪽 사진) 안구 추적 조사를 통해 <인터넷 한겨레>를 분석한 화면.(오른쪽) 웅진코웨이, 카이스트 정보미디어대학원 제공. 그래픽 홍종길 기자 jonggeel@hani.co.kr
웅진코웨이 감성연구실의 연구원들이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의 반응을 특수유리를 통해 관찰하고 있다.(왼쪽 사진) 안구 추적 조사를 통해 <인터넷 한겨레>를 분석한 화면.(오른쪽) 웅진코웨이, 카이스트 정보미디어대학원 제공. 그래픽 홍종길 기자 jonggeel@hani.co.kr
펩시·K7, 로고 변경·작명 등에 MRI 이용 소비자 조사
무의식 파악 마케팅 활용…“소비자 방어 무기는 이성”
소비자들의 심리 밑에 깔린 본능과 욕망은 ‘마음 사냥꾼’으로 불리는 마케터들의 격전지다. 시장은 소비자들의 기호에 따라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을 콕 집어내는 마케팅 결과이기도 하다.

기업 간 마케팅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소비자 마음을 해부하는 방법도 상상 밖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말이나 글에서 의식 너머의 경험과 무의식까지 철저하게 조사하기 위해 마음 사냥꾼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 펩시 콜라가 옷을 갈아입은 이유 펩시 콜라의 국내 제조·판매사인 롯데칠성은 지난 3월 펩시 콜라의 로고를 바꿨다. 이미 미국에서는 지난해 초부터 로고가 바뀌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한 음료 시장에서 소비자 눈에 익은 로고를 바꾼다는 것은 모험이다. 그럼에도 펩시가 로고를 바꾼 이유는 지난 2007년 실시했던 한 소비자조사 결과 때문이다.

이 조사에선 펩시와 코카콜라의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공개해 맛을 비교했을 때는 코카콜라 선호도가 월등히 앞섰지만, 사전에 공개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소비자 반응 조사에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장치’(FMRI)가 동원됐다. 뇌 속을 들여다보고 활성화 부위를 확인하는 장치인데, 브랜드를 비공개로 했을 때 펩시나 코카콜라 모두 거의 같은 강도로 뇌의 특정 부위가 활성화한 것이다.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펩시는 100만달러를 들여 대대적인 로고 교체 작업에 돌입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지난해 연말 출시된 기아자동차의 ‘K7’도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장치의 힘으로 작명됐다. 기아차는 사전에 다양한 이름 후보들을 놓고 소비자들에게 제시해 뇌 속 반응이 가장 활발한‘K7’을 선택한 것이다.


다양한 소비자 심리조사 방법
다양한 소비자 심리조사 방법
■ 무의식적 행동도 활용 뇌 속 반응에 따른 무의식적인 신체 활동을 조사해 마케팅에 활용하기도 한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는 카이스트 정보미디어대학원과 손잡고 ‘뉴로 마케팅’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뉴로 마케팅은, 소비자의 뇌와 연결된 신체 반응으로 구매 패턴 등을 파악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을 일컫는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 ‘안구 추적 조사’다. 온라인 쇼핑몰 누리집에 들어갔을 때 어떤 색이나 글씨체가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지, 실제로 ‘눈길’을 조사하는 방법이다.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구매를 적극 유도할 수 있는 유저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관찰법’은 소비자가 무의식 중에 느끼는 불편함 등을 파악해 내는 데 유용한 방법이다. 웅진코웨이는 ‘감성 연구실’이라는 소비자 관찰 공간을 두고 있다. 주방과 거실로 꾸며놓고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사용하도록 하고, 그쪽에서는 보이지 않는 유리를 통해 반응을 관찰한다.

■ 소비자의 무기는 ‘이성’뿐 이처럼 기업 쪽에선 소비자 심리를 파고드는 방법이 세밀해지고 있다. 이에 대한 소비자의 방어 무기는 합리적으로 소비하려는 이성이다. 박병호 카이스트 정보미디어대학원 교수는 무의식과 신체 반응 등을 활용한 마케팅 기법들을 두고 “기업은 어떻게 하면 소비자에게 지름신을 내릴 수 있게 하나 고민하는데, 이에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인 셈”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누리집 개편의 목적은 소비자의 ‘눈길’을 잡아당기는 것이다. 사용자 편의도 고려 대상이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는 소비자 뇌 속 욕망을 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예를 들어 “보통 사람들이 책 읽는 습관에 따라 새로운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왼쪽 윗부분에 가장 눈길을 많이 두는데 로그인 창은 거의 대부분 여기에 두지 않는 경우다 많다”고 박 교수는 귀띔했다. 그 자리에는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킬 만한 광고나 세일 정보 등을 배치한다는 얘기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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