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산업·재계

‘장기집권’ 5곳 1위 역전당해…“안주하면 도태”

등록 2012-03-12 20:46수정 2012-03-12 21:45

33개 브랜드 1·2위 격차 50점 이내로 줄어 ‘긴장’
롯데호텔·이마트 등 23개는 14년 연속 1위 지켜
[2012년 1위 브랜드는]

올해 우리나라 산업계에선 1위 브랜드의 역전 현상이 그 어느 해보다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빠르게 변화하는 신기술과 소비자들을 붙잡으려는 마케팅 강화 등으로 잠시도 1등에 안주할 수 없는 산업현장의 현실을 보여준다.

12일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발표한 ‘2012년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188개 산업군의 1위 브랜드 가운데 80개 브랜드에서 브랜드파워 점수가 전년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36%의 브랜드에서 50점(1000점 만점) 이상의 하락이 나타났다. 또 1위와 2위의 브랜드파워 점수 격차가 50점 이내로 줄어, 경쟁 브랜드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는 1위 브랜드가 33개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능률협회컨설팅은 “소비자조사 결과가 매출과 경기에 선행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 어느 해보다 1위 브랜드들이 긴장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서울 및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5~60살 남녀 1만700명을 대상으로 188개 산업군의 브랜드를 일대일 개별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는 1998년 개발된 브랜드관리 모델로, 1999년부터 소비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주요 산업들을 대상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에 대한 조사를 통해 브랜드 영향력을 파악해 이를 지수화하고 있다.

■ 1위 브랜드의 역전 현상

기업들은 기업 경쟁력 및 이윤과 직결되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 위부터 해당 부문에서 브랜드 1위를 차지한 롯데월드(테마마크), 귀뚜라미보일러(가정용보일러), 해태제과 부라보콘(아이스크림), 사조해표의 해표식용유(식용유)의 행사 또는 전시 사진.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제공
기업들은 기업 경쟁력 및 이윤과 직결되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 위부터 해당 부문에서 브랜드 1위를 차지한 롯데월드(테마마크), 귀뚜라미보일러(가정용보일러), 해태제과 부라보콘(아이스크림), 사조해표의 해표식용유(식용유)의 행사 또는 전시 사진.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제공
올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1위 브랜드 역전 현상이 많았다는 점이다. 해찬들(고추장 및 된장), 모닝(소형 승용차), 신한카드(신용카드), 00700(국제전화)이 10년 이상 연속 1위를 기록한 브랜드의 아성을 꺾은 것으로 조사됐다. 능률협회컨설팅은 “브랜드가 기업의 자산으로서 오랜 시간 막대한 투자를 통해 형성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브랜드 역전에 성공한 이들 5개 신규 브랜드는 1위 브랜드 리그에서 경계의 대상이기에 앞서 가장 우수한 브랜드경영의 벤치마킹 대상으로서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

반면 굳건히 1위를 지켜낸 브랜드도 적지 않다. 대교 눈높이(학습지), 롯데호텔(호텔), 대한항공(항공사), 이마트(대형마트), 케이비(KB)국민은행(은행), 삼성증권(POP)(증권), 델몬트(주스), 엔크린(휘발유), 코웨이(정수기) 등 23개 브랜드가 조사가 시작된 이래 14년 연속으로 1위 브랜드 지위를 지켰다.

■ 대표적인 브랜드경영 기업

능률협회컨설팅은 지난 몇 해 동안 브랜드경영을 통해 꾸준히 내실을 다져온 기업들은 위기 속에서도 브랜드 가치를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롯데월드(테마파크), 신한카드(신용카드), 서울대학교병원(종합병원), 정관장(건강식품), 크로커다일레이디(여성의류), 케토톱(붙이는 관절염 치료제), 에쎄(담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기업은 재무 성과 창출과 브랜드파워가 향상된 것으로 분석됐다.

능률협회컨설팅은 또 전사 차원에서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브랜드 관리를 실시해 성공한 브랜드들도 눈에 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그룹, 락앤락, 귀뚜라미보일러, 해표식용유, 케이티(KT)금호렌터카, 훼미리마트, 금호고속, 하이마트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회사는 브랜드파워 향상이라는 목표 아래 고객만족경영, 사회공헌, 제휴 등의 개별활동 간 시너지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됐다.

■ 인접 분야로 브랜드파워 확장

소속 산업의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인접 산업에까지 브랜드파워를 확장해 눈길을 끄는 브랜드들도 있다. 동양매직의 매직스팀오븐과 클림, 삼성화재의 애니카(자동차보험)와 장기보험, 롯데쇼핑의 롯데백화점과 상품권, 삼성생명의 생명보험과 퇴직연금, 영창뮤직의 영창피아노와 영창디지털피아노, 해태제과의 부라보콘과 고향만두가 그 주인공이다.

기업간 거래(B2B) 시장뿐만 아니라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시장에 이르기까지 소비자의 주목을 끌어내 기업에 대한 인지와 신뢰도를 높여가고 있는 브랜드들도 있다. 에스원 세콤(방범보안서비스), 이마주(홈네트워크시스템), 현대엘리베이터(엘리베이터)가 일상생활 속에서 쌓아온 브랜드자산으로 비투비 시장 공략에도 성공하고 있다.

■ 브랜드 향상은 어떻게

능률협회컨설팅은 브랜드파워를 높이려면 무엇보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짧은 순간 수백억원을 쏟아붓는다고 갑자기 브랜드 1위 자리를 얻기는 힘들고, ‘슬로 앤 스테디’(천천히 꾸준하게)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상품기획, 연구개발, 디자인, 생산, 영업, 홍보, 관리, 판매, 애프터서비스, 사회공헌활동 등 모든 기업활동의 총합이 브랜드 가치로 나타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김명현 능률협회컨설팅 마케팅본부장은 “최근 몇 년간 발생한 글로벌 경제위기로 역대 최대 규모의 1위 하락과 장수 브랜드의 역전 현상이 나타난 만큼 브랜드경영의 중요성이 그 어느 해보다 크다”며 “주도권을 잡았을 때 안주하거나 자만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브랜드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K-BPI 조사’ 어떻게

188개 산업군, 소비자 1만700명 직접 방문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는 소비자가 인지하고 있는 브랜드 자산의 가치를 소비자의 인지도와 충성도를 중심으로 측정함으로써 구매행동 예측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브랜드 인지도에 70%, 브랜드 충성도에 30%의 가중치를 뒀다. 전체 브랜드파워 지수는 1000점 만점으로 산출됐다.

1999년 첫 조사 때 79개 산업군을 대상으로 했으며 올해는 소비재 72개, 내구재 44개, 서비스재 72개 등 모두 188개 산업군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 시기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이며, 면접인이 1만700명의 소비자를 직접 방문 조사했다.

이 조사는 각 기업이 시장에서 자사 브랜드의 상대적인 경쟁력을 파악하는데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쪽은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1등 브랜드는 소비자의 머릿속에 깊은 인식을, 마음속에서 강한 충성도를 이미 확보했기 때문에 시장경쟁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1등 브랜드의 수를 늘리는 게 기업생존과 직결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