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롤라도 블랙 모델 …삼성전자 슬림형 ‘맞불’
닮은꼴 제품 잇단 출시
닮은꼴 제품 잇단 출시
‘경쟁업체 제품 디자인의 차별성을 희석시켜라.’ 세계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경쟁업체 제품에서 내세우는 디자인을 채택한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경쟁업체 제품의 디자인을 물타기하고 있다.
모토롤라는 최근 색깔을 블랙(검은색)으로 바꾼 ‘레이저폰’ 신제품 ‘블랙레이저폰’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곧 에스케이텔레콤 가입자들에게 공급될 예정이다. 이 업체가 앞서 내놓은 레이저폰은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한 은색(실버)이었다. 모토롤라는 레이저폰의 색깔을 블랙으로 바꾼 이유에 대해 “고급스러움을 더하기 위한 것”이라며 “레이저폰과 블랙레이저폰을 함께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토롤라는 추가로 두께를 11㎜대로 줄이고, 슬라이드 방식을 채택한 레이저폰 신제품도 준비하고 있다. 유럽방식(GSM)은 ‘슬리버’란 이름으로 이미 공개됐다. 레이저폰의 두께는 14.5㎜이고, 뚜껑을 열고 사용하는 폴더 방식이다. 모토롤라코리아 관계자는 “셔츠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게 하자는 게 모토롤라의 디자인 전략”이라며 “두께와 무게를 줄이려다 보니 슬라이드 방식을 채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삼성전자 ‘블루블랙폰’의 디자인을 희석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검은색과 슬라이드 방식을 채택한 블루블랙폰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어 삼성전자의 최대 히트작으로 꼽히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모토롤라가 블랙 색깔의 슬라이드 방식 레이저폰을 내놓으면 블르블랙폰 디자인이 차별성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삼성전자도 슬림화와 미니화로 모토롤라의 디자인에 물타기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토롤라의 레이저폰 출시 이후 휴대전화 디자인의 흐름이 슬림화로 바뀔 즈음 슬림폰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버튼부분(키패드)을 모토롤라의 레이저와 비슷한 모양으로 바꾼 슬림폰 신제품도 곧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크기를 대폭 줄인 보급형 제품도 만들고 있다. 이 달부터 케이티에프 가입자들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모토롤라의 보급형 휴대전화 ‘미니모토’와 같은 크기”라고 설명했다. 가격도 미니모토와 비슷한 30만원대 중반으로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초기 휴대전화처럼 길쭉한 모양의 디자인에도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길쭉한 모양에 슬라이드 방식을 적용한 형태다. 업계 전문가는 “막대모양(바 타입)을 고집하는 노키아를 겨냥한 제품 전략”으로 풀이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전화 신제품을 내놓으려면 1년 이상의 개발기간이 필요하다”며 “우연히 일치했을 뿐, 경쟁업체 디자인에 물타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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