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족 “준중형급 부럽지 않네”-기아차 프라이드
‘프라이드’ 넉넉해진 실내공간 자랑
‘뉴베르나’ 외관 차별화·연비 으뜸
‘젠트라’ 도심길 운전 많을 때 최적
올 가을 자동차 내수시장이 소형차 판매 열기로 뜨겁다. 기아차의 신형 프라이드가 주도하고 있던 소형차 시장에 현대차와 지엠대우가 새차를 들고 나와 화끈한 3파전이 벌어지고 있다. 뉴 베르나는 지난 15일, 지엠대우의 젠트라는 지난 21일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경제성을 중시하는 운전자들이 늘어난 데다 새차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소형차 구매열기가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요즘 새로 나온 소형차들의 공통된 특징은 고급스러움을 뽐낸다는 것이다. 각 사들마다 소형차 새모델에 ‘프리미엄’, ‘럭셔리’ 같은 수식어를 과감하게 붙이면서 “경제적 부담은 소형차, 제품 만족도는 준중형급 승용차”라고 자랑한다.실제로 지난 5월에 출시된 기아 프라이드의 소형차들은 전장, 전폭, 축거 등이 옛 모델보다 60~90㎜씩 늘어나 실내공간이 넓어졌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각종 편의사양에서 느낄 수 있다. 기아차의 프라이드는 자외선 차단 글라스, 고유 비밀코드가 입력된 세이프티 키, 시동을 끄면 자동으로 헤드램프를 소등시키는 배터리 세이버, 키가 꽂힌 상태에서는 문이 잠기지 않는 도어잠금 방지장치 등이 새롭다. 기아 프라이드와는 엔진과 플랫폼(기본차체)이 같은 현대 베르나도 그립타입의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 , 전동 접이식 아웃사이드 미러, 기존의 위치보다 높이 올라간 웨이스트라인 몰딩 등으로 외관상 차별화를 시도했다. 지엠대우의 젠트라는 문유리를 닫을 때 물건이 중간에 끼면 더이상 닫히지 않도록 하는 ‘원터치 세이프티 파워 윈도우’, 오디오비디오(AV)와 네비게이션, 무선 열림장치 등 여러가지 중형급 편의사양들을 채택했다.
알뜰족 “준중형급 부럽지 않네”-현대차 뉴 베르나
소형차의 장점은 역시 구입가격과 연료비가 적게 든다는 것이다. 각 사들도 고유가 시대에 알뜰 소비계층을 겨냥해 대폭 개선된 새차들의 연비를 강조한다. 기아 프라이드와 현대 베르나는 각각 1400㏄, 1600㏄ 가솔린엔진과 1500㏄ 디젤엔진 모델을 선보이고 있는데, 주력은 디젤엔진차이다. 프라이드는 수동기준 디젤엔진 모델의 연비가 리터당 20.5km로 왠만한 경차 수준의 연비를 갖추고 있다. 같은 엔진을 쓰는 데도 프라이드보다 4개월여 늦게 출시된 때문인지 베르나1.5 디젤엔진차는 연비(오토 기준 20.6km/ℓ)가 미세한 차이로 더 나아졌다. 배기량 1500㏄에 가솔린엔진차인 젠트라의 연비도 수동기준으로 15.2km/ℓ, 자동은 13.3kmℓ에 이른다. 동급 가솔린엔진차에서는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것이다. 특히 젠트라는 분당 회전속도 3000에서 최대 토크(13.4 kg·m)를 발휘할 수 있도록 엔진이 설계돼 도심 주행이 많은 운전자들에게는 최적이다.
높아진 안전성도 신형 소형차들의 변화이다. 프라이드와 베르나는 고장력 강판비율을 60%대까지 확대해 전면과 측면충돌의 대응력을 높였으며, 앞쪽 두좌석의 에어백은 물론 사이드와 커튼 에어백 등을 선보이고 있다. 전자제어 브레이크시스템(EBD ABS) 등 중형차급에서나 볼 수 있었던 제동장치까지 편의사양으로 채택했다. 젠트라도 측면 충돌할 경우에 문짝 내 구조물들이 탑승자 옆으로 꺾여 들어오지 않고 시계추처럼 평평하게 밀려들어오도록 하는 시계추 공법(TW B)을 적용하는 등 기존 소형차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안전성을 갖췄다.
알뜰족 “준중형급 부럽지 않네”-지엠대우 젠트라
지엠대우 관계자는 “소형차 내수시장 규모가 월 5천대 정도인데 출시 5일만에 들어온 구매계약이 880대에 이른다”면서 성능이나 가격, 연비 등에서 각사별로 뚜렷한 차이가 없기 때문에 20~30대의 첫차 구매자들을 겨냥한 판촉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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