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0대그룹 사업보고서 분석
조선·전자·자동차업종 고용 효과 감소
신세계·롯데 등 유통업은 일자리 늘어
SK에너지 등 정유 3사, 지난해 ‘연봉 킹’
조선·전자·자동차업종 고용 효과 감소
신세계·롯데 등 유통업은 일자리 늘어
SK에너지 등 정유 3사, 지난해 ‘연봉 킹’
국내 30대 대기업집단의 일자리가 2만개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수출 산업의 대표 주자였던 조선업체들의 일자리가 불황으로 감소 폭이 컸고, 이른바 ‘전차(전자·자동차) 군단’의 일자리도 늘지 못했다. 반면 유통 등 내수 중심 기업의 고용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시이오(CEO)스코어’는 30대그룹 계열사 가운데 2015년과 비교 가능한 253곳의 고용 규모를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2016년 말 고용인원은 93만124명으로 전년 말에 견줘 1만9903명(2.1%)이 감소했다고 2일 밝혔다.
업종별로는 조선업체의 고용 감소 폭이 컸다. 현대중공업 임직원은 2015년 2만7409명에서 2016년 2만3077명으로 줄었다. 4000명 넘게 짐을 쌌다. 대우조선해양은 1만3199명에서 1만1261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말 희망퇴직한 1000명가량이 올해 1월1일자로 면직 처리돼 실제 대우조선의 고용 감소 폭은 공시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은 2077명이 조선소를 떠났다. 조선업 3사에서만 8347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직원 1인당 평균급여도 줄었다. 대우조선해양은 1500만원, 현대중공업은 1100만원, 삼성중공업은 300만원 정도 감소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호황기 때는 1억달러 넘는 선박 발주계약이 체결되면 기획재정부에서 곧장 전화를 해 ‘그 돈이 언제 들어오냐’고 물었다. 그 달러가 외환시장에 풀리면 환율시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었다”며 “이제 급여도 대폭 줄어드는 등 옛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산업을 이끄는 ‘전차 군단’에서는 삼성전자가 인력을 가장 많이 줄였다. 삼성전자 일자리는 2015년 9만6898개에서 지난해 9만3200개로 감소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DS(반도체) 부문에서만 381명이 늘었을 뿐 CE(가전)부문(2581명)·IM(모바일)부문(1092명) 모두 고용이 줄었다. 삼성전자는 “프린팅 사업부(CE부문) 매각으로 1500∼1700명 정도가 줄어든 것 외에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었다. 나머지는 정년퇴직 등 자연적 감소분이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엘지(LG)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는 각각 7명, 16명을 늘렸다. 현대자동차는 매출(41조7136억원)이 6.1% 줄었지만 일자리는 1113개를 늘렸다.
조선업은 물론 ‘전차군단’ 상당수도 일자리를 줄여 수출 제조업을 맡는 대기업의 고용 효과는 갈수록 작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공업 쪽에서도 신입사원까지 희망퇴직 대상에 올려 논란을 일으킨 두산인프라코어의 고용이 1529명 줄었다.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자동화 등으로 인해 임금수준이 높은 주력 산업의 일자리가 구조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유통 중심 그룹의 일자리는 늘어났다. 신세계그룹(1199명)이 유일하게 1000명 이상 고용을 늘렸고, 롯데(684명), 씨제이(CJ)그룹(599명), 현대백화점(516명) 등도 일자리가 많아졌다. 네이버는 매출(2조4964억원)은 16.5%, 고용(2693명)은 12.3% 각각 늘었다고 밝혔다.
한편, 에스케이(SK)에너지·지에스(GS)칼텍스·에쓰오일 등 비상장 정유사 직원들이 지난해 삼성전자 직원 평균연봉(1억700만원)을 제치고 나란히 1, 2, 3위를 차지했다. 에스케이에너지 평균연봉은 1억3200만원으로 12월 결산 비상장사와 상장사를 포함해 ‘연봉킹'이었다. 지에스칼텍스는 1억1300만원, 에쓰오일은 1억1000만원이었다.
이완 조계완 기자 wani@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home01.html/
◎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
◎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