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삼성사옥 앞에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삼성전자가 1분기에 10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며 지난해 4분기에 이어 ‘깜짝’ 실적을 이어갔다. 2분기 전망은 더 밝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9조9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시장 전망치(9조3702억원)를 5천억원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1분기 영업이익을 지난해 같은 기간(6조6800억원)과 비교하면 48.2%, 전 분기(9조2200억원)보다는 7.4% 증가했다. 2013년 3분기(10조1600억원)에 이어 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두번째 높은 수준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1분기는 전통적으로 비수기라서 실적이 4분기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오히려 더 좋아졌다. 1분기 삼성전자 매출은 50조원으로 전 분기(53조3300억원)에 비해서는 6.2% 감소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49조7800억원)보다는 0.4% 증가했다.
이에 1분기 영업이익율이 19.8%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6.5%포인트 높아졌다. 100원어치를 팔아 19.8원의 이익을 남겼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텔레비전 등 세트 제품과 디스플레이가 꾸준하게 나간데다 반도체 시황이 전례없이 좋으면서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장기 호황(슈퍼 사이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시장에선 “없어서 못팔고”, “부르는 게 값”이란 말까지 나온다.
증권사들의 분석을 보면,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6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4분기(4조9500억원)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스마트폰 역시 ‘갤럭시노트7’의 단종으로 프리미엄급 신제품이 없는 상태에서도 ‘갤럭시S7’과 ‘갤럭시A5’ 등의 선전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호조를 보였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2분기 실적 기대치는 더 높다. 호황이 계속되는 반도체와 오는 21일 출시되는 ‘갤럭시S8’이 2분기 실적을 이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에선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이 13조원에 육박하고, 이에 힘입어 올해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투자자들의 편의를 위해 2009년부터 잠정 집계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실적이 집계되는대로 다시 발표할 예정이다.
김재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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