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 호황으로 1분기에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에도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3년 3분기(10조1600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2분기에는 ‘갤럭시S8’ 출시로 스마트폰 사업까지 살아나면서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까지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1분기(연결 기준)에 매출 50조5500억원, 영업이익 9조9천억원의 실적을 냈다고 27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은 1.5%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48.3%나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9.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포인트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 호황 덕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6조3100억원에 달했다. 반도체사업 부문의 분기 영업이익이 6조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스마트폰 사업은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가 이어졌다. 중가 제품인 ‘갤럭시A’ 등을 앞세워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판매량은 늘었으나 판매가 하락으로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1조7천억원이나 줄었다.
1분기 실적을 이끈 반도체 시장 호황은 2분기에도 지속되고 있다. 디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최근에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8이 출시돼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2분기에는 반도체와 갤럭시S8이 쌍두마차를 이뤄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12조5천억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5만2000원(2.43%) 급등한 219만20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개장 전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겠다는 공시가 나오면서 하락 출발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 호조와 자사주 소각 발표에 힘입어 장중 222만6000원까지 치솟았다.
김재섭 한광덕 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