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가속화돼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매출이 급증하면서 선두 주자인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칠 수 있을지에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일본 소니를 제치고 세계 텔레비전 시장 1위에 오른 것을 능가할 정도로 주목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2일 시장조사기관 아이시(IC)인사이츠의 전망을 보면,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은 1분기보다 7.5% 가량 증가한 149억4천만달러(17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인텔의 2분기 매출 전망치 144억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1분기에는 인텔이 142억2천만달러로 1위이고, 삼성전자가 135억8천만달러로 뒤따랐다.
아이시인사이츠의 전망대로라면 분기 기준으로 세계 반도체 업계의 선두가 24년만에 인텔에서 삼성전자로 바뀌는 것이다. 개인용컴퓨터(PC) 중앙처리장치(CPU)에 집중해온 인텔은 1993년 이후 줄곧 세계 반도체 업계 선두자리를 지켜왔다. 최근에는 3디 낸드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쪽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약진은 메모리 반도체 값 강세에 따른 것이다. 1분기 디램과 낸드플래시의 평균판매가격(ASP)은 각각 3.82달러와 3.79달러로 전분기에 견줘 26%와 8%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5%와 40% 높아졌다. 이런 흐름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아이시인사이츠는 “하반기가 되면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기는 하겠지만, 올해 전체적으로 봤을 때 디램 가격은 39%, 낸드플래시는 25% 정도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디램 시장은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가 과점하고 있다. 가격 상승 폭만큼 이들 업체의 매출이 늘어난다. 아이시인사이츠는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삼성전자가 1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의 1위는 세계 반도체 업계에 기념비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이런 전망에 대해 “전제를 깐 전망이라 뭐라 말하기 어렵다. 다만,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이 큰 디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2분기에도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인텔과 삼성전자가 각각 메모리와 비메모리 쪽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경쟁의 면적이 넓어지고 있는만큼, 만약 인텔을 추월하게 된다면 큰 의미가 있긴 하다”고 밝혔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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