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9월 4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집 공사에 회삿돈을 쓴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부가 경찰에 출석연기를 요청했다.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조 회장이 아파 장시간 비행기를 탈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23일 한진그룹은 조 회장과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전날 변호인을 통해 경찰에 출석연기 요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이날 안에 변호인을 통해 경찰에 진단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한진그룹 쪽은 “조 회장은 신병 치료 목적으로 미국에서 머무르고 있어 장기간 항공기 탑승이 불가하고 이 이사장은 조 회장 간호로 당장 소환에 응하기 어렵다”며 “입국하는대로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 부부는 지난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윌셔 그랜드호텔 개관식에 참석하고자 출국한 후 현재까지 미국에 체류 중이다.
경찰은 2013년 5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진행된 조 회장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에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인천 영종도 호텔 공사비 30억원가량이 쓰인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조 회장 부부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 피의자로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조 회장에겐 24일 오전 10시, 이 이사장에게는 25일 10시에 출석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의 만남에서 허리 통증으로 미국에 머물던 조양호 회장을 대신해 아들 조원태 사장이 참석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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