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악화로 철수설이 끊이지 않는 한국지엠(GM)이 글로벌지엠의 지주회사인 지엠홀딩스로부터 고금리(4.8~5.3%)로 돈을 빌려 많은 이자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엠홀딩스에 ‘최상위 지배자 업무지원 비용’이란 명목으로 최근 3년간 1297억원을 지불한 것도 ‘비상식적’이란 지적이 나왔다.
18일 지상욱 의원(바른정당)이 한국지엠 2013∼16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한국지엠은 지엠홀딩스로부터 2조4033억원을 빌렸고 이 가운데 1조8875억원은 이자율 5.3%, 5158억원은 4.8%였다. 국내 완성차업체가 국내 금융사로부터 차입할 때 내는 이자율의 2배가 넘는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1.49~2.26%, 0.19~2.5% 수준이며, 쌍용차는 0.3~3.51% 정도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아예 무차입경영을 하고 있다. 지상욱 의원은 “한국지엠이 만성적자에도 지엠홀딩스에 높은 대출이자와 불투명한 목적의 지출을 해왔다”며 지엠홀딩스를 ‘고리대금업자’라고 비판했다.
높은 이자부담뿐만 아니라 한국지엠은 지엠홀딩스에 재무·자금·회계·세무·내부감사 등의 지원을 받는 대가로 2014∼16년에 걸쳐 총 1297억원을 지급했다. 지 의원은 해당 업무는 “한국지엠이 설립됐을 때부터 자체적으로 해 온 업무”라며 “이런 비용 지출은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런 과도하고 불투명한 지출을 한 결과 한국지엠이 자본잠식 상태가 됐는데도 산업은행은 제대로 된 감사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쪽은 “재무건전성이 다른 한국지엠과 현대차의 자본조달력을 곧장 비교해서는 안 된다”며 “시중에서 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없으니 본사에서 차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상위 지배자 업무지원’ 지출에 대해서는 “다국적 기업 본사와 한국법인 간 정당한 거래”라며 “이사회에서 정상적으로 결정됐고 회계감사 때도 지적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