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현대중공업 사장단 인사에서 부사장(현대글로벌서비스대표이사 내정)으로 승진한 정기선 씨.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그룹 정기선 전무(35)가 14일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현대중공업그룹 대주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그는, 입사 8년 만이자 전무 승진 2년 만에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정기선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로 내정됐다고 밝혔다. 또 최길선 회장은 자문역으로 위촉됐고, 구조조정을 이끌던 권오갑 부회장은 대표이사직서 물러나 현대중공업지주(가칭·현 현대로보틱스) 대표이사로 옮긴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강환구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회사 쪽은 “책임경영 강화 차원”이라며 “권 대표이사는 지주회사에서 미래사업 발굴과 그룹 재무 및 사업재편, 대외활동 등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3세인 정기선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 성격의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직 지분 승계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지위를 높여가고 있는 셈이다. 정 부사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에 대리로 입사했고, 얼마 뒤에는 미국 스탠퍼드대학 경영대학원(MBA)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 뒤 2013년 6월 현대중공업에 부장으로 복귀했고, 1년여 만인 2014년 10월 상무로, 다시 1년 만인 2015년 11월 전무로 승진했다.
또 현대중공업모스 대표이사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한 정명림(58) 전무가 내정됐다. 그는 1983년 입사해 2011년 상무보, 2014년 전무로 승진했다. 정기선 부사장보다 같은 자리에 오르는데 4배 이상인 34년이 걸렸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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