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반도체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모바일디 (D)램’ 시장점유율이 85.6%를 기록하며 ‘넘사벽’에 올라섰다.
26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시(IC)인사이츠가 내놓은 ‘2017 맥클린 보고서’ 개정판을 보면,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은 656억달러, 에스케이(SK)하이닉스는 262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두 업체 것을 합치면 918억달러(100조8천억원)에 이른다. 국내 반도체 매출이 100조원을 넘기는 처음이다.
국내 증권가 전망은 이보다 낙관적이다. 삼성전자의 올 반도체 매출은 74조3650억(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76조3천억원(김동원 케이티(KB)증권 연구원), 에스케이하이닉스는 29조7천억(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30조3천억원(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정도로 점쳐졌다. 대략 104조~106조원 정도로 맥클린 보고서 전망치보다 높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 매출은 51조1600억원, 에스케이하이닉스는 17조1980억원이었다. 둘을 합치면 68조3580억원으로, 올해 100조원을 넘는다면 1년 사이에 50% 이상 증가하는 셈이다. 반도체 시장이 ‘수퍼 사이클’(장기 호황)을 맞아 가격이 급등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디(D)램과 낸드플래시 등은 올해 기업용 서버와 데이터센터 등의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이에 두 업체의 영업이익 역시 50조원에 근접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증권가의 전망을 보면,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영업이익은 34조9천억~36조3천억원, 에스케이하이닉스는 13조405억~13조738억원 정도로 전망된다. 지난해 각각 26.6%와 19.1%에 머물렀던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영업이익율이 올해는 40% 중후반대로 껑충 뛰는 셈이다.
덩달아 국내 업체들의 시장점유율도 급증 추세를 보였다.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의 ‘트렌드포스’ 보고서를 보면, 지난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모바일 디램 매출은 37억8천만달러서 58.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17억64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27.2%를 차지했다. 전 분기에 견줘 삼성전자의 매출과 점유율은 1%와 3.2%포인트 하락했으나 에스케이하이닉스가 30.7%와 5.5%포인트 상승하면서 우리나라 전체로는 증가했다.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은 대만공장의 사고 여파로 매출이 13%나 줄면서 점유율이 12.4%에 그쳤다.
모바일 디램은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다. 지난 3분기 모바일 디램 전체 매출은 64억7800만달러로 전 분기에 비해 4.3% 증가했다. 트렌드포스 보고서에 따르면, 올 4분기에 모바일 디램 가격은 10~15% 가량 더 오르고, 4분기 매출 증가율은 3분기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올해 4차 산업혁명의 수혜를 받으며 기록적인 실적을 남긴다는 것은 기정사실화한 것 같다. 동시에 ‘반도체 호황 이후’를 고민해야 하는 숙제도 안게 됐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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