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케이(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에스케이에너지가 보유한 전국 주유소 3600곳을 ‘공유 인프라’로 한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한다.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이 강조해 온 ‘기업 자산 공유’가 사업 형태로 처음 윤곽을 드러낸 모습이다. 공유 인프라는 유·무형의 기업 자산을 협력업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사회적 기업 등과 나눠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자는 개념이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21일 전국 에스케이 주유소 3600곳을 공유 인프라로 내놓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주유소 상상 프로젝트’ 행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공유 대상에는 전국 에스케이 주유소의 주유기, 세차장, 유휴 부지 등 유형자산은 물론이고 사업구조, 마케팅 역량, 경영관리 역량 등 무형자산도 포함된다. 구체적으로 물류센터가 없는 스타트업이 에스케이 주유소를 활용하거나, 에스케이주유기에 사회적 기업 광고를 싣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수해 새로운 사회적·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을 추려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다음달 30일까지 온라인(www.sangsangskenergy.com)으로 사업 아이디어를 신청받은 뒤 심사를 거쳐 비즈니스 모델과 아이디어 8개씩과 한 줄 아이디어 12개를 선정해 시상할 계획이다. 8개 사업모델 선정자들에게는 실질적인 공동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낸 대학생에게는 공채 입사 때 서류전형에서 가산점이 제공된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전 국민이 알려줄 아이디어들이 업계 점유율 1위의 주유소 유·무형 자산에 접목됐을 때 큰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 국민과 함께 이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 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지난 10월에 연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 창출에 적극 나서야 하며, 사회적 가치는 공유 인프라 구축과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 등의 활동이 병행될 때 더 많이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도 “서로 다른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들이 융합되는 4차 산언혁명 시대에서는 우리가 미처 생각 못 했던 자산이 큰 가치를 갖는 경우가 있다”며 “에스케이가 보유한 유·무형의 역량이 에스케이는 물론 사회와 함게 발전하는 토대가 될 수 있도록 모색하자”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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