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현대중공업 제공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는 3일 “올해는 지금까지 우리가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엄중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2018년 슬로건으로 ‘현대 정신, 위기 돌파’를 제시했다.
강 대표이사는 이날 신년사에서 ”올해 물량은 더욱 줄어 힘든 한 해를 보내야 하고, 특히 해양 사업은 몇달 후면 일감이 완전히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며 “매출 감소, 일감 부족, 시황 회복 지연 등 수많은 난관이 놓여있지만 전화위복이라는 말처럼 한마음으로 노력한다면 당면한 어려움은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해 과제로 △안전한 일터 조성 △원가 경쟁력 확보 △기술·품질 고도화 △품질 강화 △신뢰·협력의 조직 문화 등을 내놨다. 강 대표이사는 “‘우리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나 ‘세계 1위’라는 자만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뼈를 깎는 노력만이 현대중공업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술·품질 고도화와 관련해 강 대표이사는 “올해 친환경 선박 시장의 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친환경 기술에 대한 알앤디(R&D·연구개발)를 확대해 더욱 다양한 선종의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추진선을 개발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에서도 선도적 위치를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중은 최근 울산 본사에서 자체 개발한 선박용 엔진 배기가스 세정설비(Scrubber)에 대한 실증 평가를 성공리에 마쳤다고 밝혔다. 배기가스 세정설비는 선박 엔진의 배기가스를 물로 세척해 황산화물과 염산, 불산 등의 유해물질을 최대 99%까지 제거하는 친환경 장치다.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설비는 시장을 독점한 유럽 업체들의 제품과 성능은 같으면서도 일체형 설계로 크기를 약 35% 줄였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부터 황산화물 배출량을 현행 3.5%에서 0.5%로 제한하는 ‘선박 대기오염 방지 규칙(Marpol Annex Ⅵ)’을 시행함에 따라 해당하는 선박들은 배기가스 세정설비를 장착하거나 벙커시유가 아닌 액화천연가스 등 배기가스를 덜 내뿜는 연료를 써야 한다.
이날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매출액이 10조365억원으로 예상된다고 공시했다. 일감 절벽 상황 등을 고려해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에서 20.4% 감소한 7조9866억원을 제시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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