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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UAE와 비밀 군사협정’ 불똥 튈라…중동 진출 기업들 ‘가시방석’

등록 2018-01-12 05:01수정 2018-01-12 07:52

이란·예멘은 UAE와 적대적 관계
사업 벌이는 기업들 차질 우려

중동국 분쟁 휘말리면 대형참사
아직 큰 반발 없지만 예측불능
“군사→경협으로 방향전환해야”
한-아랍에미리트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2011년 3월13일 오후(현지시각) 아부다비 시내 무슈리프궁에서 칼리파 빈 자이드 나흐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한-아랍에미리트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2011년 3월13일 오후(현지시각) 아부다비 시내 무슈리프궁에서 칼리파 빈 자이드 나흐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이명박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수주와 연계해 군사협정을 비밀리에 맺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동 진출 기업들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와 적대적 관계인 이란·예멘 등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은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시아파인 이란 등이 아랍에미리트와의 ‘유사시 군사지원’ 합의를 ‘한국과 수니파의 동맹’으로 받아들이면 사태는 심각해진다. 칼둔 칼리파 알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 행정청장은 지난 10일 한국을 떠났지만, 불씨는 남아 있는 셈이다.

11일 중동에 진출해 있는 한 공기업 관계자는 “아직 이란이나 예멘 내 시아파의 반발 기류가 눈에 띄지 않지만, 이란은 한국의 주요 무역국이기도 한 만큼 미래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다. 사태가 심각해져 중동 국가에 진출한 기업들이 어려워지는 나비효과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광구 개발 사업을 하고 있고, 한국가스공사는 예멘에서 액화천연가스를 들여오고 있다. 예멘 내전 발발 뒤 안전상의 이유로 가스 도입이 중단됐지만, 장기 도입 계약은 유지되고 있다.

민간기업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중동 사업이 활발한 국내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으로서는 제일 힘든 것이 예측 불가능한 환경”이라며 “나름대로 중동의 불안한 정세가 현지 투자나 생산활동에 끼치는 영향을 따져본 뒤 사업 착수나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최근 알려진 ‘유사시 군사지원’ 협약은 아예 몰랐던 것이라 득실을 따져보거나 대비책을 세워놓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아직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는 쪽도 있다. 지에스(GS)그룹 관계자는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 시절 이란이 ‘악의 축’으로 지목되자 미국과 가까운 한국 기업들에도 이란에서 나가라고 한 적은 있었다”며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에스건설은 아랍에미리트와 이란 양쪽에 모두 진출해 있다.

앞서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은 <중앙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2009년 아랍에미리트로부터 원전 사업을 수주할 때 유사시 군사 개입을 약속하는 비밀협정을 맺었다고 밝혔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국민도 모르는 사이 아랍에미리트와 형제처럼 가까운 나라가 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수니파(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이란)의 대리전 성격인 예멘 내전 등 중동 분쟁에 잘못 휘말리면 대형 참사가 벌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당장 지난해 12월 예멘의 후티 반군은 한국전력 등이 건설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 원전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곧장 후티 반군의 주장을 부인했고, 원전엔 문제가 없었지만 한때 현지 긴장감이 매우 높아졌었다.

김종대 의원은 “아랍에미리트와의 협력을 군사 분야에서 경제 분야로 방향 전환해야 한다”며 “아울러 시아파 국가들과도 우호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균형외교 전략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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