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제약→80년대 가전제품→90년대 자동차→2000년대 IT
제약·생활용품(1970년대), 가전·식품(80년대), 자동차·맥주(90년대), 정보기술(2000년대)…. 시대별로 유행했던 주요 매체 광고의 특징과 변화상이다.
27일 제일기획이 <2005 광고연감>을 발간하면서 함께 낸 ‘국내 광고산업 30년’ 보고서를 보면, 중·장년층의 아련한 추억을 간직한 흑백 광고부터 최근 유행을 이끌고 있는 이동통신 광고까지 지난 광고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이 시기의 광고 매체와 광고주 위상도 사회적 경향과 소비자 선호에 따라 부침을 거듭했다.
지난해 국내 총 광고비는 6조6647억원으로, 30년 전인 74년과 비교하면 무려 155배나 늘어났다. 광고비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한-일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으로, 6조844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외환위기가 닥쳤던 97년과 98년은 광고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70년대 라디오를 거쳐, 80년대 텔레비전, 90년대 신문, 2000년 이후 뉴미디어 등 시대별로 각광 받는 광고 매체는 따로 있었다.
45년 해방 이후 60년대까지는 제약업계가 광고시장을 주도했다. 69년 10대 광고주 중에 무려 7곳이 제약회사였다. 70년대는 경제 규모가 커지고 소비수준이 향상되면서 식음료, 화장품, 세제 등 일상 생활용품 광고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80년대는 컬러 텔레비전과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업계가 주요 광고주로 등장했고, 94년에는 삼성전자가 최대 광고주로 떠올랐다. 94년 조선맥주의 하이트 돌풍으로 벌어진 ‘맥주 전쟁’은 맥주 3사의 제품을 10위안에 밀어넣었다. 자동차 회사가 대형 광고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였다. 지난해에는 컴퓨터·정보통신업종이 정상에 오르며 세태를 반영했다.
김익태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 수석은 “국내총생산의 1%를 차지하고 있는 광고는 단순히 그 시대의 문화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뿐 아니라 경제성장을 예측하는 선행지수로서의 구실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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