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산업·재계

[단독] ‘MB자원개발 늪’ 광물공사 통폐합 가닥…부실 이전 우려

등록 2018-03-05 05:01수정 2018-03-05 11:07

산업부TF, 오늘 광해공단과 합병 권고
당장은 자본잠식 ‘숨통’ 트이지만
통합기관에 부채 넘어가 대책 필요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옥 모습. 연합뉴스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옥 모습. 연합뉴스
해외자원개발에 무리하게 나섰다 유동성 위기를 맞은 한국광물자원공사가 폐지되고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합쳐 통합기관이 신설될 것으로 보인다. 또 자원개발로 수조원의 손실을 본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에 대해서는 이달 안에 조사가 마무리되고 처리 방안이 나올 예정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진행된 자원개발의 ‘후폭풍’이 공공기관을 덮치는 모양새다.

4일 <한겨레> 취재 결과, 산업통상자원부가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꾸린 ‘해외자원개발 혁신 티에프(TF)’는 올해 안에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을 합쳐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을 5일 정부에 권고할 예정이다. 광물자원공사는 2008년 이후 약 47억달러를 투자했다가 19억달러 손실을 보고 2016년부터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티에프는 지난달 28일 회의를 열어 청산·존속·통합이란 세가지 처리 방안 가운데 통합 방안을 정부에 권고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정부는 티에프 권고를 받은 뒤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방안을 최종 확정한다. 정부는 올해 안으로 광물공사법을 폐지하고, 광해방지법을 고쳐 가칭 ‘광업진흥공사법’을 제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자원개발 3개 공기업 처리방안 *누르면 이미지가 확대됩니다
티에프 권고안대로 두 공사가 합쳐지면,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다. 합병할 경우 통합기관의 자산은 5조9690억원, 부채는 5조9021억원으로 자본이 668억원이 돼 자본잠식에서 벗어난다. 통합 전까지는 공사의 비핵심자산 매각 등의 방식으로 1조원을 마련해 차입금 일부를 상환할 계획이다. 공사의 총 차입금이 5조2천억원이고 올해 만기 차입금은 7403억원이다. 자체 자금조달에 실패하면 산업은행 등을 통한 정책금융 긴급지원이 뒤따를 수 있다.

통합 완료 뒤 통합기관에 이전되는 대규모의 부채에 대해서는 해외자산 단계적 매각과 정부 출자로 해소할 방침이다. 티에프는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에 광물자원공사 해외자산 매각을 의뢰하는 방안을 내놨으며, 2021년까지 계획대로 매각이 완료되더라도 2조8400억원의 부채가 남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향후 유동성 위험 문제가 다시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정부 출자나 기존 공사채를 국채로 전환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두 기관의 통합 이후에도 여전히 정부 지원이 필요한 셈이다.

*누르면 이미지가 확대됩니다
충분한 경제성 검토 없이 대형 사업에 뛰어들고 수년간 부실이 커지는 동안 적절한 조처를 취하지 않은 책임을 따지지 않은 것은 물론, 재발 방지 대책도 없어 ‘반쪽짜리 방안’이라는 비판이 불가피해 보인다. 티에프는 지난해 12월 광물자원공사가 제출한 실태조사 보고서에 대해 ‘불투명한 의사결정 과정의 원인과 책임자 등에 대한 언급 부재’, ‘부실 원인을 광물가격 하락, 지정학적 이슈 등 외부요인으로 전가’ 등을 지적했다. 하지만 스스로 한 진단에서도 ‘책임 회피성 의사결정으로 부실 사업에 대한 천문학적 손실 초래’ 등의 원인 분석은 담았지만, 책임자 언급이나 재발 방지 대책 등은 빠졌다. 티에프는 지난달 ‘재발방지분과’를 신설해 부실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티에프는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처리 방안도 이달 안에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티에프 위원들과 지질자원연구원은 1월26일부터 2월3일까지 캐나다 하베스트(석유공사)와 오스트레일리아 글래드스톤액화천연가스(GLNG) 사업(가스공사) 현장조사를 마쳤다. 3월 안에 두 기관 방문조사와 해외자산 경제성 평가를 마친 뒤 처리 방안을 발표하고, 부실 원인을 조사해 그 결과를 감사원에 통보할 계획이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는 2008년 이후 33조8천억원을 투자해 13조3천억원의 손실을 봤고, 53조원의 부채를 짊어진 상태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