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에스케이(SK) 최태원 회장을 만난 뒤 ”SK가 올해 투자를 지난해보다 획기적으로 44% 늘리기로 했다”며 “올해 27조5천억원, 3년간 80조원 투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한두 달에 한 번씩 주요 기업을 만나는 ‘기업 현장소통’ 간담회를 하고 있다. 최 회장과의 대화는 지난해 12월 구본준 LG 부회장, 지난 1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대화에 이은 세 번째 간담회다.
김 부총리와 최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SK 본사에서 만나 애초 계획보다 40분 길어진 2시간 40분가량 비공개로 이야기를 나눴다. 간담회를 마친 뒤 김 부총리는 기자들을 만나 “SK가 앞으로 3년간 전체 그룹의 30%에 해당하는 인원만큼의 추가고용 계획도 내놨다”며 “추가고용으로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비공개 간담회를 시작하기 전 김 부총리는 “정부가 여러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단기적인 정책 수단을 동원하려 하지만,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시장과 기업”이라며 “SK가 청년 일자리 창출에 더 많은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김 부총리는 최 회장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며 내세운 경영 화두 ’딥 체인지(Deep Change)’를 언급하며 “최 회장이 (기업의 유무형 인프라를 사회와 공유하는) 공유인프라 등을 제시했는데, 이런 것은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과 궤를 같이한다“고도 했다.
최 회장은 “김 부총리가 평소 자신을 둘러싼 환경, 사회의 게임의 룰을 극복하며 나아가야 한다는 취지로 ’유쾌한 반란’이라는 말을 하시는 걸 알고 있다“며 “저희도 (기존 대기업의 역할에 머물지 않고) 발상을 바꾸어 껍데기를 깨고 새롭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혁신성장과 관련해 정부와 대기업이 대화를 나누면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확인도 하고, 보조도 맞춰서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용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성장실장, 채규하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 등도 참석했다. SK 쪽에서는 장동현 SK㈜ 대표이사, 최광철 SK사회공헌위원장과 협력회사 대표 등이 참석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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