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호 한국전력공사 사장대행(왼쪽)과 나서르 알 나세리 바라카원컴퍼니(UAE 원전 사업법인) 사장은 26일(현지시각) 오후 ’제3국 원전사업 공동진출 협력 선언문’에 서명했다. 이 자리에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참석했다. 산업부 제공
우리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제3국 원전사업에 공동 진출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논의돼 온 에너지 분야 등에서의 협력 윤곽이 더 또렷해진 모습이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전력과 바라카원컴퍼니가 26일 열린 바라카 원전 건설 완료식 직후 ‘제3국 공동 진출을 위한 사업혁력 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바라카원컴퍼니는 한전과 아랍에미리트 원자력공사인 에넥(ENEC)이 아랍메비리트에 바라카원전을 건설하기 위해 만든 합작법인(사업법인)다. 한전과 에넥이 18대 82 비율로 지분을 가지고 있다. 산업부는 서명식에 백운규 산업부 장관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선언문에서 해외 원전사업의 수주-건설-운영 등 모든 주기에 걸쳐 양국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케팅, 규제 및 인허가 대응, 원전 보안, 재원 조달, 국제 협력, 인력 개발, 앞선 경험 공유 및 원전 운영·유지 서비스 등이 주요 협력 분야다.
앞서 2015년 3월 양국은 ‘한-UAE 제3국 원전사업 공동진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번 선언문은 당시 양해각서를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현재 우리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사업을 따내기 위해 미국 등과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중동 국가이자 사우디아라비아와 가까운 UAE의 도움을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UAE로선 한국이 이미 만들어놓은 교육훈련 인프라나 운영인력을 발판 삼아 아랍 최초의 원전 보유국에서 수출국으로 거듭날 기회다.
이 밖에도 양국은 반도체 인력양성협력과 기업협력 두 개의 MOU를 체결했다. 또 백 장관의 지난달 24∼26일 UAE 방문 뒤 발표됐던 대로 재생에너지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한국에너지공단과 한국전력공사가 재생에너지와 스마트그리드 등 에너지신산업 분야에서 UAE와 협력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국전력기술은 바라카 원전 운영법인인 나와(Nawah)에너지와 최대 4억달러 규모의 장기 엔지니어링 지원계약을 체결했다. 나와에너지 또한 한전과 에넥이 18대 82 비율로 지분을 갖고 있으며, 바라카 원전 운영·유지 사업을 전담하는 법인(운영법인)이다.
한편, 이번 문재인 대통령 UAE 방문 중 민간 기업도 사업 수주 성과를 올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의 자회사와 30억7천만달러 규모의 플랜트 건설 수주 계약 2건을 체결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아부다시 서쪽 230㎞ 루와이스 정유공단에 하루 생산량 17만 배럴의 탈황 설비를 만들고, 기존의 정유플랜트를 개보수한다. 또 루와이스 공단의 배출열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와 담수생산 시설을 건설한다.
산업부는 “이번 정상 간 만남을 계기로 양국이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며 “양국의 미래 지향적인 경제협력 강화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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