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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조양호·박삼구가 사는 법…“이사회인가, 사교 모임인가”

등록 2018-05-01 05:01수정 2018-05-01 08:06

양대 항공사 사외이사 면면
그래픽_장은영
그래픽_장은영
조양호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전횡·갑질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들의 이사회가 총수와 친분이 있는 인사들로 채워져 제구실을 하지 못해온 것도 지금 상황을 만든 요인이란 지적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전통적으로 조양호 회장의 고등학교 동문이 대거 사외이사직을 맡아왔다. 아시아나항공의 사외이사들 가운데는 박삼구 회장의 정·관계 ‘인맥 경영’을 도울 권력·금융기관 출신 인사들이 많다. 이처럼 이사회가 총수의 동문·권력 ‘친구’들로 꾸려진 탓에 경영진 견제 및 감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동시에 ‘땅콩 회항’과 ‘물컵 갑질’ 같은 사태가 반복되고 회사가 경영위기로 몰리는 상황에서도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매형 로펌’ 2명 이사회에
한진칼은 대부분 경복고 동문들
‘물컵 갑질’ 뒤에도 이사회는 안 열려
경영진 견제·감시 본연의 기능 ‘불능’

아시아나항공
박삼구 회장 ‘인맥 경영’ 도울
정·관·금융계 인맥 대거 포진

30일 <한겨레> 취재 결과, 대한항공 이사회는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지난 3월23일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소집되지 않았다. 지난 12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논란이 제기되고, 조양호 회장이 조현아·조현민 자매를 한진그룹과 계열사의 모든 보직에서 사임시킨 데 이어 총수 일가의 사치품 밀수 의혹이 제기되는 등 회사를 위기로 모는 사태가 줄줄이 터지고 있는데도 이사회 한번 열리지 않은 것이다. 대한항공 직원들이 모인 단체 카카오톡 대화창에는 “빨리 (조 회장 등을) 일선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 이사회는 뭘 하고 있는 것인지 참”, “안타깝네요. 사외이사들은 무엇을 하는지 이런 판국에”, “정치권에서 재벌 갑질 방지를 위한 적절한 견제 장치를 법제화해야 한다. 이사회에 노동자 대표 참여가 필요하다”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이런 상황은 대한항공과 지주회사인 한진칼 사외이사 상당수가 조 회장에게서 독립적일 수 없는 인사들로 꾸려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대한항공 사외이사 5명 가운데 2명이 조 회장 매형인 이태희 전 서울지법 판사가 설립한 법무법인 광장 소속이다. 광장은 2014년 ‘땅콩 회항’ 사태 때 조 전 부사장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전·현직 사외이사 중에는 조 회장의 경복고 동문도 여럿 있다. 10년간 대한항공 사외이사를 한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 9년간 사외이사였던 이윤우 전 에프엘씨 회장이 경복고 동문이고, 9년가량 사외이사를 한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조 회장과 남가주대학(USC) 경영대학원 동문이다. 이 변호사는 대한항공 사외이사 임기가 끝난 지난해 3월 한진칼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한진칼 김종준 사외이사(전 하나은행장·태평양 고문) 또한 조 회장의 경복고 후배다.

또다른 국적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은 금호그룹의 채권을 많이 갖고 있거나 그룹과 주로 거래하는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더 나아가 금융감독원 전직 고위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모시는’ 것으로 유명하다. 항공업 각종 인허가 등을 다루는 국토교통부 장관 출신들도 사외이사로 선임되곤 했다. 현재 사외이사로는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 한대우 전 산업은행 부행장,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 이형석 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이 가운데 올 초 선임된 이 위원장은 비교적 빈약한 현 정부 정치권 인맥을 보완하기 위한 조처라는 해석이 많다. 이전에도 임인택 전 건설교통부 장관,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 정건용 전 산업은행장 등이 아시아나항공 사외이사를 지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사외이사 구성을 보면 두 항공사가 각각 무엇을 가장 원하는지 알 수 있다. 대한항공은 견제받지 않는 권력과 법조계에 대한 영향력을, 아시아나항공은 정·관계 영향력을 키우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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