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대우조선해양(가운데)은 11일 서울 중구 다동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구계획안 이행 실적 등을 설명했다. 정 사장 왼쪽은 조성욱 부사장, 오른쪽은 이근모 부사장. 대우조선해양 제공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은 11일 “조선 시황, 중국과의 경쟁, 대한민국의 산업진로 등을 고려할 때 빅쓰리(3)보다 빅투(2) 체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에 인수·합병되는 방식의 조선업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재차 피력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심각한 경영위기와 대규모 분식회계 논란이 불거진 뒤 2015년부터 4년째 구조조정 중이다.
11일 정 사장은 서울 중구 다동 사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현재까지는 국내 조선경기에 대한 전망이 확실하지 않아 원매자가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한때 14조까지 갔던 매출액을 7∼8조원 수준으로 줄이되 단단한 회사를 만들어 새 주인을 찾는 것이 경영진과 채권단의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날 지금까지의 수주 실적과 자구계획안 이행 수준을 설명하며 “국민 여러분이 많이 참고 지원해준 덕에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우조선은 2015년 채권단에 6년간 5조9천억원을 절감하겠다는 구조조정안을 제출한 뒤 단계별로 추진하고 있다.
그는 “2020년 3분기까지의 물량이 확보돼 있다”며 “올해의 경우 상선 위주로 진행된 수주액이 44억달러로, 목표액인 73억달러의 60%이상이다. 하반기에 해양플랜트 수주에 주력해 성과가 나오면 수주 실적이 목표액을 훨씬 상회할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내다봤다. 또 “자구계획안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2조7천억원 감축이 목표액이었는데 2조8천억원 감축 실적을 냈다”며 “2∼3년짜리 자구계획안을 낸 경쟁사들과 달리 6년짜리 계획안을 내서 전체 이행률은 50%로 낮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100% 이상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 사장은 추가적인 인적 구조조정은 없을 수 있다고 내비쳤다. 정 사장은 “현재로써는 인력을 줄일 계획이 별도로 없다”며 “3분기 뒤에 인력 계획을 내겠다”고 말했다. 조욱성 부사장도 “현재 경영 실적과 수주 상황을 보면 오히려 인력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단일 기업으로서 사상 최대 규모의 분식회계가 드러났던 대우조선이 시장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정 사장은 “내부의 회계 관리 제도를 엄격하게 했고, 전산 분야를 업그레이드했다”며 “일벌백계주의, 무 온정주의로 직원들의 윤리의식도 강화했다. 이제는 비리를 저지른 직원이 회사를 나가도 민·형사 책임을 끝까지 묻는다는 점을 직원들에게 공언했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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