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두 국가가 상대국에 고율 관세를 실제 부과하더라고 우리 수출과 생산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두 나라의 상호 수출 감소로 예상되는 우리 쪽 피해는 주로 중국으로의 중간재 수출 위축인데, 해당 중간재들은 대체로 중국 내수용이라 큰 타격이 없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예상한 대중 수출 감소 폭은 2.8억달러, 대미 수출 감소 폭은 0.6억달러이며, 연관 산업의 생산 위축 규모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0.05%인 8억달러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연구원이 세계산업연관표를 활용해 분석한 ‘미·중 상호 관세부과의 한국 수출영향’ 결과를 제시하며 “직접적인 수출·생산 감소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산업연구원은 미국이 앞서 밝힌 대로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1102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이에 중국이 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659개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맞대응을 할 경우 우리의 대미·대중 수출 감소폭과 연관 산업 생산 감소 규모를 분석했다.
산업연구원은 미국이 일단 다음 달 6일로 예고한 중국산 기계·자동차·전자 등 818개 품목(340억달러)에 대한 25% 관세부과 조처를 실제로 하고, 이에 중국이 미국산 농축산·자동차 등 545개 품목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의 대중 수출은 지난해(1421억달러)의 0.13%인 1.9억달러가 줄고 대미 수출은 지난해(686억달러)의 0.07%인 0.5억달러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국내 생산은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 1만5302억달러의 0.04%인 5.7억달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미국이 중국 석유화학·메모리반도체 등 284개 품목에도 관세를 메기고, 이에 맞서 중국도 미국산 화학·에너지 등 114개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면 수출 및 국내 생산 감소폭은 조금 더 커진다. 대중 수출은 2.9억달러, 대미 수출은 0.6억달러, 국내 생산은 8억달러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가전(-1.7억달러)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그 다음으로 화학(-0.4억달러), 자동차·부품(-0.2억달러)이 제한적인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산업연구원은 설명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이유는 우리의 대중 수출액 중 최종 기착지가 미국인 경우가 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전부 중국에서 소비되는 중간재 위주의 수출품이기 때문”이라며 “예전에는 (대중) 수출 목적이 가공무역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중국 내수시장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이에 미·중 간 관세부과가 실제로 진행돼도 직접적인 수출 감소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업종별 협·단체를 통해 설명을 들어보면, 중국에 체류하는 우리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 또한 대부분 중국 안에서 소비된다”며 “최근 민간연구기관에서 전망한 미·중 무역전쟁 피해는 과장된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다. 실제 팩트에 근거해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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