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김포공항 국제선 주기장에서 대한항공 여객기와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대한항공 여객기는 뒷편 꼬리가,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오른쪽 날개 부분이 파손됐다. 대한항공 직원 제공
26일 김포공항 주기장에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와 대한항공 여객기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오른쪽 날개 부분과 대한항공 여객기 뒷편 꼬리 부분이 파손됐다. 또한 두 여객기 항공편 모두 출발이 4시간 가량 지연돼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두 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오전 8시께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주기장에서 아시아나항공 A330(OZ3355편) 여객기와 대한항공 B777-200(KE2725편) 여객기가 충돌했다. 사고 당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이륙 전 승객을 태우러 228번 주기장에서 39번 탑승 게이트로 토잉카(견인차)에 끌려 이동하고 있었고, 대한항공 여객기는 토잉카에 끌려 230번 주기장에서 35번 게이트로 이동하던 중 관제탑의 ‘4분 대기’ 지시를 받고 정지 중이었다. 관제탑은 35번 게이트에 다른 항공기가 접현해 있다며 대기 지시를 내렸다.
두 항공사는 접촉 사고의 원인을 서로 상대 탓으로 돌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관제 지시를 받고 바닥에 표시된 줄을 따라 정상적으로 이동 중이었다”며 “국토부의 조사 결과를 봐야겠지만, 대한항공 여객기의 주차 위치가 잘못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가만히 서 있는 대한항공 여객기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동하다가 부딪쳤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항공사고조사위원회를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이 사고로 이날 오전 8시50분 김포에서 중국 베이징 공항으로 출발 예정이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출발이 오후 12시40분으로 3시간50분 미뤄졌다. 오전 8시50분 김포에서 일본 간사이국제공항으로 가려던 대한항공기는 오후 1시5분 출발로 이륙이 3시간55분 지연됐다. 두 항공기에는 모두 승객이 타고 있지 않아 인명 피해는 없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고는 지상안전사고에 해당한다. 사고 경위와 원인, 피해 상황 등에 대한 조사를 거쳐 필요한 후속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하얀 허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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