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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미 이란제재로 요동치는 유가…정부 “예상치 못한 상황”

등록 2018-06-27 19:35수정 2018-06-27 20:50

미, 이란 석유 수입 전면중단 요구

일본과 달리 공식 요구 아직 없어
산자부 “예외 수입 허용 협상 추진”
의존도 낮아 수입대체 가능해도
유가 상승으로 석유화학업계 피해
수출·금융 제재 확대땐 ‘눈덩이’
60% 점유 가전 수출 큰 타격
달러·유로 결제 금지땐 수출 막혀

미국의 ‘예외 없는’ 이란산 원유 수입 전면 중단 요구에 우리 정부는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란 제재가 재개되더라도 이란산 원유를 계속 사올 수 있게 하기 위해 미국 쪽과 ‘예외’ 협상을 해오던 터라 미국 쪽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당혹해하고 있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아직 미국 쪽으로부터 수입 전면 중단 요구가 오지는 않았다”며 “원유 수입 제재 면제(waiver)를 받을 수 있도록 미국과 계속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일본에는 지난 19일 열린 양 정부 국장급 회의를 통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할 것을 공식 요구한 바 있다.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에는 공식 요구가 없었던 만큼 우리 정부는 미국과 ‘면제’ 협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움직여왔다. 지난 5월8일 미국의 일방적 핵협정 파기 직후 이인호 산업부 차관을 반장으로 하는 ‘이란 수출입 및 원유 수급 차질 대책반’을 꾸려 정유사 등 민간 업계와 대응책을 논의하고, 미국 쪽에 우리 입장을 전달하는 등 면제 협상을 위한 사전 협의를 진행해왔다.

우리나라는 2016년 1월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 해제 전에도 예외국으로서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해왔다. 다만, 미국이 수입량을 줄인 국가에만 예외를 인정한 탓에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2011년 8720만배럴에서 2015년 4240만배럴로 줄었다. 미국은 지난달 핵협정 탈퇴 뒤에도 동맹국들에 ‘원유 수입 감축 의지를 기준으로 예외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통보를 한 바 있는데, 갑자기 “질문 없이 줄여야 한다”는 강공 모드로 전환했다.

정부의 수입 중단 예외 협의에 기대를 걸고 있던 정유업계도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현대오일뱅크·현대케미칼·에스케이(SK)인천석유화학·에스케이에너지·한화토탈 등 5곳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이들의 수입량은 제재 해제 뒤 빠른 속도로 늘어나 지난해에는 1억4787만배럴에 달했다. 정유업체들은 “전체 원유 수입량에서 이란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13.2%로 크지 않은 만큼 수입 대체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원유 수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화학업계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의 요청 이후 국제유가는 요동쳤다. 26일 뉴욕 원유선물시장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전날보다 2.45달러 오른 배럴당 70.53달러를 기록해 5월 하순 이후 한달여 만에 70달러를 돌파했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이 앞으로 원유 이외에 상품과 금융 등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예외 없이 강도 높은 제재’를 동맹국들에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이란 수출은 지난해 40억2100만달러로 전년에 견줘 8.2% 늘었다. 주로 자동차, 합성수지, 철강판, 자동차, 종이제품, 냉장고, 디스플레이 등을 수출한다.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 등 한국산 가전제품의 이란시장 점유율은 60%를 넘는다. 특히 이란과 달러나 유로화 결제까지 금지하는 제재 조처를 강행하면 사실상 수출길이 완전히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부 관계자는 “사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 경제에 미치는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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