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을 위해 선적 대기 중인 자동차. <한겨레> 자료사진
기업 수로 보면 0.9%에 불과한 대기업이 수출의 66.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출액 10만 달러 미만 소규모 기업의 5년 뒤 수출 생존율이 4.9%에 그쳐 소형 수출업체에 대한 맞춤형 지원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세청이 무역통계와 기업정보를 연계 분석해 12일 발표한 ‘2017년 기업무역활동 통계”를 보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수출 공헌율은 대기업이 66.3%에 달했다. 한국이 수출하는 제품 10개 가운데 7개가 대기업 제품이란 의미로 볼 수 있다. 반면, 중소기업은 17.6%, 중견기업은 16.0%에 불과해 수출에서 대기업 편중 현상이 심각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기준으로 업체 수를 보면, 대기업은 0.9%(796개)에 불과하다. 0.9% 기업이 한국 수출의 70% 가까이 책임지는 셈이다. 중소기업은 기업 수에서는 97.3%(9만56개)를 차지하지만, 수출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현상을 보였다.
무역 규모별로 보면 ‘수출 빈익빈’ 현상은 더욱 뚜렷해진다. 수출액 10만 달러 미만 기업의 5년 수출 생존율은 4.9%에 불과했지만, 1억 달러 이상 기업은 35.4%의 생존율을 보였다. 생존율은 새로 시장에 진입한 기업이 계속해서 수출입 활동을 하는 비율을 말한다. 새로 수출을 시작한 회사 가운데 수출액 10만 달러 미만 기업은 5년 뒤 100곳 중 5곳 정도만 수출하고 있다는 의미다.
수출 품목의 편중도 심했다. 전기제품(28.5%), 기계·컴퓨터(12.0%), 자동차(10.8%) 등 상위 3개 품목이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51.3%)을 차지했다. 모두 대기업이 아니면 제조하기 쉽지 않은 품목들이다.
이러한 대기업 위주의 수출 산업 구조에 대해 관세청은 “소규모 기업의 생존율 제고를 위하여 무역 규모에 따른 맞춤형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무역 규모가 작은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사후관리 등 중점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안했다.
한편, 지난해 무역 활동 기업 수는 27만6650개로, 이들 기업은 총 1조306억 달러의 무역액을 기록했다. 2016년에 견줘 기업 수는 2.2%, 무역액은 16.9% 증가했다. 수출보다 수입 활동이 좀 더 활발했다. 수출 기업 수가 9만5232곳으로 전년 대비 0.6% 증가했고, 수출액은 5720억 달러로 15.9% 증가했지만, 수입 기업 수는 18만1418 곳으로 3.0% 늘었고, 수입액은 18.2% 증가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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