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한우 기아차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12대 기업 최고경영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산업통상자원부가 기업들의 규제완화 의견을 수렴해 국회와 고용노동부 등 다른 정부 부처들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가 나빠지자 투자와 고용이 절실해진 정부가 기업에 적극 손을 내미는 모양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16일 오전 서울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12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났다. 산업부는 “기업과 정부의 협력이 중요한 시점이라 기업 애로와 건의사항을 경청하고 함께 돌파구를 찾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백 장관이 여러 업종의 기업 대표들을 한꺼번에 만나 간담회를 가진 것은 지난해 7월 취임한 뒤 1년 만에 처음이다.
기업들은 개인정보보호와 지주회사 투자 관련 규제가 과도해 신제품·서비스 출시와 신규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며 규제완화를 요구했다. 또 기업의 새 투자에 발맞춰 전력·용수·폐수처리장 등 투자 인프라를 정부가 적기에 지원해 달라고 했다. 태양광, 차세대이동통신(5G), 문화콘텐츠 등 신산업이나 환경 관련 투자에 대해서는 세액공제를 확대해 달라고도 했다.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의 정착을 위해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 기간을 현행 최대 3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는 등 제도 적용범위를 넓혀달라고도 했다.
백 장관은 “기업을 위한 산업부가 되겠다”고 말했다. 또한 “7월 말에 직접 규제혁신 토론회를 이끌어 5대 신산업(전기·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가전, 에너지 신산업, 바이오·헬스,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이해당사자들의 요구를 종합하는 등 규제혁신을 선도할 것”이라며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국회를 적극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주 52시간 근로제에 대해서는 “7월에 업종별로 제도 (정착 관련) 실태조사를 한 뒤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을 고용노동부에 전하고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간담회 참석 기업들의 요구를 정리한 ‘기업 애로 상황판’을 만들고, 해당 기업 기조실장 등 고위급 실무자들과 함께 ‘민-관 워킹그룹’을 구성해 8월 중 후속조처 진행 상황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 동현수 두산 부회장, 황각규 롯데 부회장, 이갑수 이마트 사장, 오인환 포스코 사장, 최선목 한화 사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박근태 씨제이(CJ)대한통운 사장, 정찬수 지에스(GS) 사장, 손옥동 엘지(LG)화학 사장, 김준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 사장 등이 참석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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