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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전력 예비율 10% 밑’ 고작 5일인데…“원전 더 짓자는 건 사회적 낭비”

등록 2018-07-27 18:31수정 2018-07-28 00:12

최근 1년 전력예비율 10% 고작 5일
주말과 휴가철엔 예비율 더 높을 전망
최대 전력수요 낮 3~4시간 불과
‘탈원전 재고’ 주장 설득력 잃어
DR 같은 수요관리 더 바람직
그래픽_김지야
그래픽_김지야
지난해 6월 이후 전력 예비율이 10% 아래로 내려가거나 예비력이 1000만㎾(원전 10기 용량) 밑으로 떨어진 날은 이달 23~27일 닷새에 그친다. 전력업계는 국내 발전설비 대부분을 가동해야 하는 이른바 ‘피크’(최고점) 날은 연간 최대 열흘 정도로 본다. 최근 일시적으로 전력 예비율이 떨어지자, 일부에서 ‘탈원전을 재고하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1년 중 고작 열흘 남짓을 위해 원전을 고집하는 것은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전력거래소 집계를 보면, 이날 최대 전력수요량(4∼5시 평균)는 9068만㎾였다. 예비력과 예비율은 각각 844만㎾, 9.3%를 기록했다. 이번 주말에는 예비력이 20∼30%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 주말의 경우, 24.2∼31.8%였다. 본격 휴가철인 다음주에도 기업들의 조업량 감소로 예비율은 이번주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중순께 한번 더 ‘피크’가 올 수도 있지만, 이번주보다 예비율이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12일 설비 결함으로 자동 정지된 뒤 정비를 받아온 한울2호기(900만㎾)가 이날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재가동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24시간 전력 수요를 보여주는 그래프. 초록색은 26일, 빨간색은 27일 전력수요다. 예비율이 10%(약 예비력 8900만㎾) 아래로 낮아지는 때는 오후 1시30분부터 약 4시간 정도다. 전력거래소 누리집 갈무리. (※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북극발 한파’가 몰아쳐 유독 추웠던 지난 겨울에도 예비율은 13.6%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수요자원관리(DR) 시장 참여 기업들이 정부의 감축 요청을 받아들인 영향도 있지만, 이 제도를 활용하지 않았더라도 예비율은 10%를 웃돌았다. 한 예로, 올해 1월26일 예비율은 14%였는데, 디아르로 감축한 전력 180만㎾(오전 11시 기준)가 쓰였어도 예비율은 10.4%에 이른다.

더욱이 최대 전력수요는 낮 한때 3∼4시간 정도만 치솟는다. 그외 시간대의 전력은 넉넉한 편이다. 1년에 약 열흘 정도, 하루 3∼4시간만 ‘만약을 대비해’ 국내 발전소 대부분을 가동해야 하는 피크가 오는 셈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탈원전 재고’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원전은 1기 건설비용만 5조원(신고리5·6호기 기준)이 든다. 연료(우라늄)가 액화천연가스(LNG)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핵폐기물 처리비용이 어느정도까지 늘어날지 알 수 없고 처리 방법도 전세계적으로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또 원전은 한번 출력을 시작하면 15∼18개월간 쉬지 않고 가동해야 하는 탓에 피크 수요용으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외려 우리나라의 원전 설비는 여전히 과잉상태다. 지난 24일 올 여름 사상 최대 전력수요량(9248만㎾)을 기록했을 때도 예비력은 원전 7기 가동량(709만㎾)에 맞먹는 수준이었다. 원전 설비를 더 확충하기보다는 디아르 같은 수요관리 기법을 활용하는게 더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편 한국전력은 월 평균 350㎾h의 전력을 쓰는 도시 4인 가족이 한달 내내 하루 10시간씩 에어컨을 켤 경우, 추가되는 전기요금이 월 17만7천원 정도 된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2016년 말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이전에 견주면 22만원 줄어든 액수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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