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앞으로 5년간 22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3만5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중장기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엘지(LG), 현대차, 에스케이(SK), 신세계에 이어 삼성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의 간담회 직후 잇따라 투자계획을 내놓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한화그룹이 투자계획을 공식 발표한 건 2016년 1월 이후 2년6개월여 만이다.
한화그룹은 22일 “미래 성장기반 구축과 핵심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향후 5년 동안 총 22조원을 투자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매출 규모가 올해 70조원 수준에서 2023년에는 100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연평균 4조4천억원 투자는 최근 3년 평균 투자액(3조2천억원)에서 37%가량 확대된 규모”라고 설명했다. 한화는 또 “범국가적 차원의 성장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내용들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한화는 우선 항공기 부품과 방위산업 분야의 국외 진출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총 4조원을, 석유화학 부문의 원가 경쟁력 확보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5조원가량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고용창출 효과가 큰 신규 리조트와 복합 쇼핑몰 개발 등 서비스 산업에는 4조원을 쓰기로 했고, ‘글로벌 1위 태양광 기업’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태양광 사업에 대한 투자도 이어간다. 금융부문에서는 별도의 투자계획을 만들어 확정할 계획이다.
고용규모는 앞으로 5년간 연 7천명 규모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의 고용규모는 과거 3∼4천명 수준이었다가, 2016년부터는 태양광 공장 신설 등 신산업 진출이 계기가 돼 6천명으로 늘어났다. 또 지난해 7월 열린 대통령·기업인 간담회에서 약속한대로 지난해 9월부터 올 상반기까지 각 계열사에서 상시·지속 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868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이 밖에 청년 및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투자펀드 운영, 4천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통한 협력업체 저금리 대출 및 자금 지원 등도 계속해 나간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2016년 ‘1년간 국내외 총 3조4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뒤 뾰족한 투자계획 발표를 한 일이 없었다. 그룹 관계자는 “통상 상·하반기 경영실적을 점검한 뒤 미래의 시장 전망 등을 고려해 내부적으로 투자계획을 세웠지만 발표는 하지 않아왔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계획 발표는 정부의 대기업 투자 확대 요청에 따른 삼성 등 5개 그룹의 투자계획 발표 선례를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대기업과 ‘현장 소통 간담회’를 갖고 있는 김 부총리는 한화와는 아직 만나지 않았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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