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0일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가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소비심리 위축을 풀기 위해 5%인 승용차·이륜차와 캠핑용 자동차 개별소비세를 연말까지 3.5%로 낮춰주고 있다.
백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근처 식당에서 기자들을 만나 “실물 경제를 담당하는 장관으로서 (고용 동향이 좋지 않은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자동차의 경우, 지난달 2만8천명 신규 고용이 (6월에 견줘) 증가했는데,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지표가 좋아지지 않겠느냐. 자동차의 전체적인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개소세 인하) 연장을 건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제조업 고용지표 하락을 이끌고 있는 또 다른 업종인 조선업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친환경 선박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어 더욱 집중 육성하면 조선업이 다시 제2의 르네상스를 맞을 수 있다. 공공선박 발주와 조선 기자재 및 설계인력 육성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백 장관은 또한 “나중에 퇴임할 때 에너지전환 정책에 성공한 장관이 아니라, 산업정책에 성공한, 산업정책을 실행에 옮긴 장관으로 기억에 남고 싶다”며 스마트 공장 등 지능형 제조혁신 등을 지원하고, 반도체 기술유출 방지에 힘을 쏟는 등 반도체 산업이 중국 등에 추격당하지 않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 산업부에선 기승전 탈원전 탓이라는 말을 한다. 산업정책에 몰입해 가려고 하는데 모든 게 탈원전 때문이라고들 하니 발목이 잡히는 듯한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백 장관은 “끊임없이 말씀드리지만, 2022년까지 신규원전 5기를 계속 짓기로 했다. 여름철 전력수급이나 전기요금에 탈원전이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계속 설명하는데, 고장난 녹음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백 장관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손질과 관련해서는 “섣불리 손대면 3단계 이상의 다소비 가구는 이득을 보고 1단계의 800만 가구와 2단계 600만 가구의 전기요금만 인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누진제를 손봐서 1400만 가구의 전기요금이 오른다면 가만히 있겠느냐. 산업부가 (주택용뿐 아니라) 산업용 경부하 요금 등까지 포함해 전체적으로 (전기요금 개편) 안을 만들어서 하반기에 국회와 함께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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