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9월 전기차·로봇·바이오헬스 등 6대 유망 신산업의 누적 수출액이 590억달러로 집계됐다. 전체 수출에서 13.1%를 차지하는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4.6% 증가했다. 6대 신산업의 수출 증가율은 총수출 증가율(4.7%)의 3배를 넘어선다. 수출 품목 다변화와 고부가가치화가 진전된 결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관세청 통관자료와 무역협회 무역통계를 기초로 올 1∼9월 수출 실적을 분석한 결과, 신산업 수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6대 신산업은 전기차·로봇·바이오헬스·항공우주·에너지신산업(태양광·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용 축전지와 스마트미터)·첨단 신소재·차세대 디스플레이·차세대 반도체 등이다. 해당 업종의 수출 비중은 2016년 11.2%에서 조금씩 계속 늘어나고 있다.
품목별 수출증가율을 보면 전기차가 65%, 첨단 신소재가 21.5%, 바이오헬스가 19.4%, 에너지신산업이 8.2%로 컸다. 10억달러 이상 수출 품목에서는 선재·봉간·철근, 반도체, 석유제품, 비누·치약 포함 화장품,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액이 전년에 견줘 29.9∼38.1% 커졌다.
6대 신산업 수출은 10대 주요 지역 중 중남미를 제외한 아세안(19.6%), 유럽연합(31.9%), 인도(70.1%), 중동(23.7%) 등 9개 지역에서 모두 증가하는 등 지역별로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신남방·북방 신흥시장에 대한 수출이 확대 추세인 것은 시장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음을 뜻한다.
전체 산업에서도 수출은 늘어나고 있다. 올 1∼9월 총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4503억달러로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역대 최단 기간에 수출 5000억달러를 넘어섰다. 반도체(965억달러)와 일반기계(395억달러)는 사상 최대 실적을 냈고, 석유화학(377억달러) 수출증가율도 두자리수인 12.4%로 나타났다.
다만, 매분기 수출증가율은 지난해 각 분기보다 낮다. 올해 1분기 수출증가율은 9.8%로 지난해 같은 기간(14.6%)보다 4.8%포인트 낮고, 2분기는 3.1%로 13.6%포인트 감소했다. 3분기 증가율은 1.7%로 지난해 3분기에 견줘 22.3%포인트 떨어졌는데, 여기에는 지난해 10월이었던 추석연휴가 올해 9월로 당겨지며 3분기 조업일수가 감소한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일반기계·석유화학 등과 달리 자동차·철강 등 일부 주력 품목의 1∼9월 수출액이 감소한 점도 눈에 띈다. 자동차 수출액은 292억달러로 8% 감소했고, 자동차 부품은 172억달러로 3.2% 줄었다. 철강은 261억달러로 2.6% 줄었고, 디스플레이(183억달러)와 가전(54.3억달러)은 각각 10.9%, 21% 감소했다. 여기에도 조업일수 감소가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김선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 어려운 대외 여건에서도 우리 전체 수출은 증가세이고, 특히 수출 품목의 다변화와 고부가가치화 확대 등 수출 구조의 질적 측면에서도 개선이 있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앞으로도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새로운 수출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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