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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원전 수출하려다 파산까지…한국, 아레바의 교훈 되새겨야”

등록 2018-12-06 19:09수정 2018-12-06 20:26

2018년 세계 원전산업 동향 보고서 낸
마이클 슈나이더 인터뷰
에너지·핵 정책 전문가 마이클 슈나이더가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8 세계 원전산업 동향’ 보고서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신규 원전건설 산업이 쇠락하는 추세라고 설명하고 있다.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제공.
에너지·핵 정책 전문가 마이클 슈나이더가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8 세계 원전산업 동향’ 보고서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신규 원전건설 산업이 쇠락하는 추세라고 설명하고 있다.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제공.
“어느 국가로 원전 수출이 가능하겠냐고요? 그건 ‘크리스털 볼’(crystal ball) 질문입니다.”

점성술사가 구슬을 보며 점을 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2018년 세계 원전산업 동향’ 보고서(▶보고서 보기) 주 저자인 마이클 슈나이더는 지난 5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원전은 멸종 위기종”이라며 “경제학적이지도 과학적이지도 않은 질문”이라고 꼬집었다. 슈나이더는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과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모임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올해 새롭게 건설이 시작된 원전은 2곳에 불과하다. 동물원에 판다가 2마리 있다고 개체 수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 하고 되물었다.

마이클 슈나이더 컨설트 그룹이 발간한 ‘2018 세계 원전 산업 동향’ 보고서 표지
마이클 슈나이더 컨설트 그룹이 발간한 ‘2018 세계 원전 산업 동향’ 보고서 표지
슈나이더는 신규 원전 사업은 상당히 위험하다며 영국을 예로 들었다. 영국은 2010년 10월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발표한 뒤 한국전력이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무어사이드를 포함해 4곳에서 각 지역 투자자(프랑스전력공사, 중국 광업공사, 일본 히타치·도시바 등)와 수년째 협상만 하고 있다. 영국 정부가 상대국 기업에 보장하려는 전력판매단가에 견줘 건설비용이 천문학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슈나이더는 “핀란드에서 원전을 짓다가 파산한 프랑스 아레바의 금융 책임자는 아레바가 프랑스전력공사(EDF)로 인수되기 전 사직하면서 ‘(이디에프가 참여를 검토 중인 영국의) 힝클리 포인트 원전 사업은 미쳤다’고 말했다”며 “위험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은 오로지 ‘원전에 미래가 있다’는 환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디에프가 영국에서 철수하면 ‘프랑스 원전엔 정말로 미래가 없다’는 강력한 신호탄이 쏘아지는 셈”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전세계 가장 큰 원전 기업이었던 아레바와 웨스팅하우스가 새 원전을 짓다가 줄지어 파산했다. 한전을 수출 시장으로 내모는 것은 아레바처럼 파산하게 두자는 것과 같다”고 경고했다.

슈나이더 등은 1992년 처음으로 ‘세계 원전산업 동향’ 보고서를 발간한 뒤 2007년부터는 매년 통계를 업데이트해 펴내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뒤 줄곧 정지 상태인 일본 원전 26기를 ‘운영 중’으로 표시하고 있지만, 슈나이더는 더욱 정밀하게 ‘장기가동중단’으로 표시한다. 이 때문에 이 보고서는 세계 주요 언어로 번역돼 여러 나라 정부가 정책입안 때 참고한다. 슈나이더는 “원전에 대한 종교에 가까운 믿음이 논쟁에 끼어들면 객관적인 산업 구조 변화 분석과 적절한 에너지 전략 수립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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